[안보칼럼-장석광] 워런 버핏과 탈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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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장석광] 워런 버핏과 탈북민
  • 편집국
  • 승인 2020.03.0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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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투자자’, ‘마이더스의 손’,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워런 버핏이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이 금융가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3억 4000만 달러를 투자했던 미국의 태양광 회사 DC솔라가 1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적발 됐다.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현장 등에 쓰이는 이동식 태양열 발전기를 만드는 DC솔라는 투자자들에게 1만 7000여대의 발전기를 만들어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고 속였지만, 실제 사용하고 있는 발전기는 700여대에 불과했고,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로 투자금을 운용해 왔다. 신재생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30%에 대해 연방정부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제도를 미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이런 저런 연유로 탈북민들과 가끔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 필자는 위의 뉴스를 접하면서 몇 달 전 어느 모임에서 만났던 탈북민들의 대화를 떠올렸다.

“회사가 강남 쪽에 있는데... 본사는 미국에 있고... 태양광 발전소를 만드는 회사라고 했어요. 태양열로 전기를 생산해서 판다고 했는데... 양천구와 노원구에서 60, 70, 80 된 노인들이 많이 갔어요. 원금을 보장하고 이자를 많이 준다고 해서 몇 천 만원 씩 한 사람도 있어요. 나는 500만원을 했는데 우리 딸이 회사를 찾아가 ‘죽이겠다. 살리겠다.’해서 작년에 원금을 모두 찾아 왔어요. 한 4, 5년 됐는데 대부분 아직까지 원금을 못 찾았다고 해요... 우린 사실 태양광이 뭔지, 투자가 뭔지 몰라요. 그저 이자를 많이 준다 해서... 돈을 좀 불리려고 해도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은 직장 생활을 못하잖아요...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니 혹시나 해서...”

 “비트코인(bitcoin)할 때도 막 투자하라 하는 사람이 많았고... 알코인(alcoin) 인가 그것도 해라고 저한테 얼마나 전화가 많이 오던지... 집에까지 찾아오겠다고 해가지고... 얼마 전에는 만병통치하는 뭐 대장 치료하는 기계라며... 최근에 들으니 자기 돈만 넣은 게 아니라 여기 저기 빌려다가 넣었는데 사장이 외국으로 도망쳤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당한다고요. 돈이 진짜 잘되면 우리한테 그 순서가... 그 몫이 우리 탈북자들에게까지 돌아오겠어요.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큰 손들도 있고... 그것만 전문 연구하는 사람도 있는데... 언제 우리에게 그 순서가 오겠어요.”

공짜 핸드폰, 공짜 신문, 공짜 영화, 공짜 강의, 공짜 게임, 공짜 사주, 공짜 이벤트, 무료 급식, 무료 승차, 무상 복지 등 등... 한쪽에선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도 다른 한 쪽에서는 공짜가 넘쳐난다. 공짜는 쥐덫위에 놓여있는 치즈밖에 없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들이 무색할 정도다. 그러나 쥐덫위에 놓인 치즈를 먹거나 양잿물은 잘못 마시면 죽는다. 난다 긴다 하는 워런 버핏도 사기를 당하는 세상이다.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사기범죄율이 1등인 나라다. 공짜와 사기는 동전의 양면이다.

▲안보통일연구회 장석광
▲안보통일연구회 장석광

 

 

- 안보통일연구회 연구위원 장석광   

- 안보통일연구회 연구기획실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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