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21일 '전국승려대회'를 열고 정부의 종교 편향을 비판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승려대회에는 3000명이 넘는 승려들이 모였다. 조계종은 “문재인 정부의 종교편향과 불교왜곡을 규탄한다”며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 종교간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고 부추기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은 “정부는 사찰 소유 문화재의 보존과 관리를 소유자인 사찰에 떠넘겼으며 수많은 사찰림을 국공립공원으로 강제 편입해 기본적인 수행과 생활이 곤란할 정도의 규제를 가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 60년 동안 국가적 책무인 전통문화의 전승과 보존관리를 떠넘겨 왔음에도 정부는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사찰과 스님들에게 향할 때마다 책임을 외면한 채 방관해 왔다”며 비판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덕문스님은 “국공립공원 내 핵심지역 중 상당수가 사찰의 소유 땅인데도 정부는 국공립공원을 무료로 국민들에게 돌려드린다고 거짓 홍보만 하고 국립공원입장료를 없앤 공만 가져가고 문화재관람료 문제는 외면했다”며 “심지어 이제는 여당의 국회의원이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사찰과 스님들을 조롱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통행세를 받는 산적 취급을 하고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사기꾼 집단으로 몰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승려대회에서는 정부의 천주교 중심의 종교편향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제기된 편향 사례에는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해미읍성, 천진암 등 오랜 불교 역사를 지닌 곳을 특정 종교로 성지화하는 사업한 것 ▲문화체육관광부가 캐롤 틀기 캠페인을 직접 전개한 점 ▲언론 보도, 공중파 방송편성, 음원 저작권문제 해결 등 특정 종교 문화홍보 사업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선 점 등이 있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총장 도각스님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취임 축복 미사를 드리고 해외순방길에는 빠짐없이 성당을 방문하며, 국가원수로서는 매우 굴욕적인 ‘알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우리 민족의 평화를 교황에 부탁하는 등 특정종교에 치우친 행보를 해왔다”며 “대통령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공공의 영역에 투영돼 정부와 공공기관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조계종은 "우리 승가공동체의 결집은 불교계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차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정치권력에 의한 종교편향과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해 상생과 화합 그리고 통합의 거대한 물결을 이뤄낼 것"이며 집회 목적을 밝혔다.
정부에 규탄하는 승려들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회유도 있었지만 통하지 못했다. 대회 마지막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보낸 개선 약속의 영상을 상영했지만, 스님들과 신도들의 반발로 상영이 중간에 중단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상에서 사과의 뜻을 표하려 했으나 지방 사찰 참가자들의 거센 반발로 단상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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