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불안지수 '주의 단계' 진입"...2008년 금융위기 초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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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불안지수 '주의 단계' 진입"...2008년 금융위기 초기 수준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2.06.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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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주가, 채권, 원화 가치 등 금융시장 가격이 줄줄이 급락하면서 ‘금융불안 지수(FSI)’가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주가, 채권, 환율, CDS프리미엄 등 금융시장 가격의 단기 변동성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는 5월 기준 13.0으로 ‘주의 단계’에 진입했다. 3월 8.9로 주의 단계 임계치에 진입하더니 4월 10.4로 상승하며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주의 단계이긴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인 2008년 2월에도 10을 기록한 후 5개월 만인 7월 21.8로 위기 단계에 진입해 13개월 연속 '위기 단계'를 지속한 바 있다. 또 2008년 12월엔 57.6까지 뛰어오르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불안지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기업들의 줄도산으로 곧바로 위기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미국 금리인상, 유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물가 등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른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며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고 주의 단계에서 바로 위기로 이어질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 지수(FVI)는 올 1분기엔 52.6을 기록해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계부채와 주택 가격 수준 자체가 높아서 금융취약성 지수는 2007년 이후 장기평균선인 37.4보다 높다.

한편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3월 말 219.4%로 작년 말 사상 최고치인 219.5%에서 0.1%p 가량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평균선보다 7.7%p 더 높은 수준이다. 민간신용이 1분기 전년동기비 8.9% 증가, 명목 GDP 성장률 6.8%보다 더 빠르게 늘어났다.

가계신용 비율은 104.5%로 전분기 105.8%보다 1.3%p 하락했다. 가계신용이 전분기 9.7% 증가한 반면 1분기엔 6.9%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가계신용 비율은 2분기 연속 하락, 장기평균선보다 1.0%p밖에 높지 않았다.

반면 기업신용 비율은 114.9%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신용은 전분기와 올 1분기 각각 10.5%, 10.8% 증가했다. 장기평균선과도 6.7%p 더 높았다.

가계와 기업부채는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가계부채는 3월 말 1859조 4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4% 증가했다. 전분기 7.6%보다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처분 가능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8.9%로 전년 말보다 2.2%p 하락했다.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5.0%로 작년 말 45.6%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기업 대출은 1609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4.8%나 급증했다. 회사채는 1분기 1조 6000억 원 발행하는 데 그쳤으나 기업어음(CP)가 4조 원가량 순발행되는 등 회사채보다 CP를 통해 자금 조달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80.1%로 전년 말 77.2%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다만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부채 과다 기업의 비중은 15.3%에서 14.6%로 줄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작년 이자보상배율은 8.9배로 전년 4.6배보다 크게 증가했다.

한편 한은은 가계부채 누증, 높은 주택가격 등으로 중장기 시계에서의 금융시스템 내 잠재 취약성이 여전히 높다고 경고했다.

 

shwnsdud_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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