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형만 기자
먼 곳을 볼 때는 몰랐다
책 앞에서 나타나는 흐릿함에 책을 내려놓았다
밝을 때는 몰랐다
흐린 날 글을 쓰다 노트에서 지렁이를 발견했다
펜도 내려놓았다
휴대전화기도 자꾸만 멀어진다
가까이하면 눈물이 난다
결국 휴대전화기도 내려놓았다
어느 날 대형마트에서 옆지기가 손을 이끈다.
안경원이다.
사장님 어떻게 오셨냐고 묻지도 않는다
바로 주섬주섬 안경을 꺼낸다
써 보라는 권유와 책을 한 권 들어 보인다
"읽어 보세요"
"세상에나.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다니"
돋보기안경이다
노안이구나, 이젠 부정할 수 없다!
처음엔 어색했다
이젠 책도 잘 읽고, 글도 잘 쓰고, 휴대전화기도 가까이 본다
고마운 녀석이다
hyung_man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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