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 "신고 후에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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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 "신고 후에도 방치"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2.06.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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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연인 등 지인 대상 성범죄 늘어
-‘온라인그루밍’ 성범죄 급증
포털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은 신고 후에도 삭제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유튜브 캡처)
포털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은 신고 후에도 삭제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포털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 플랫폼에 올라온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0건 중 7건은 신고 후에도 삭제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온라인 플랫폼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작년 7월부터 10월 사이 35개 온라인 플랫폼(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포털 등)의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1만 6455건을 조사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시민감시단’ 시민 801명이 모니터링한 1만 6455건을 2019년 모니터링한 5437건과 비교, 분석했다.

2020년 12월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인터넷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N번방 사건’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 ‘신고처리 안내’ 시스템이 갖춰진 경우가 늘어났다. 전체 1만 6455건 중 1만 1238건(68.3%)이 신고처리가 됐다. 2019년에는 5437건 중 2011건(47.5%)만 신고처리가 돼 신고처리가 되지 않은 게시글이 더 많았다.

그러나 신고처리된 게시글이 삭제된 경우는 여전히 적었다. 전체 1만 6455건 중 5584건(33.9%)만이 삭제처리됐다. 나머지 1만 871건(66.1%)은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도 ‘7일 이상’이 42.5%로 가장 많았다.

다만 n번방 사건 이전과 비교하면 신고 게시물에 대한 조치가 강화됐다. 지난 2019년에는 삭제 등의 조치가 이뤄진 게시물은 22.8%로 10건 중 2건꼴이었다.

신고 게시물의 피해자는 여성이 1만 3429건으로 81.6%를 차지했고, 남성은 1390건(8.4%)로 나타났다. 아동·청소년 피해자는 전체의 16.4%에 달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게시물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노출 사진 등을 유통·공유(70.8%)하는 경우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비동의 유포·재유포 7061건(42.9%), 사진합성·도용 4114건(25.0%), 불법촬영물 3615건(22.0%), 성적괴롭힘 3230건(19.6%), 온라인그루밍 1887건(11.5%)이 뒤를 이었다.

불법촬영보다 사진합성 게시물이 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불법촬영 신고 게시물이 1592건(29.3%), 사진합성 게시물이 725건(13.3%)이었다.

또한 기존에는 걸그룹 등 유명인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여자친구, 아내, 친구, 형제, 선생님 등 주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었다.

특히 아동·청소년 계정으로 접속해 노출 사진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그루밍 범죄 피해는 2019년 239건에서 지난해엔 1887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의 사진을 올려 신상정보를 유출하고 사진을 합성‧게시해 불특정 다수에게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되고 성희롱 당하게 하며 괴롭히는 방식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편 서울시가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에 참여한 221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온라인 플랫폼이 우선 취해야 할 조치로 '디지털 성범죄 게시물 계정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가장 많이 꼽혔다.

서울시는 시민 감시단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과 함께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shwnsdud_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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