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한국인 최초로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
상태바
허준이 교수, 한국인 최초로 수학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2.07.06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수기하학으로 11개 난제 풀어내
필즈상 수여를 위해 무대에 선 허준이 교수. (사진=SBS뉴스 화면 캡처)
필즈상 수여를 위해 무대에 선 허준이 교수. (사진=SBS뉴스 화면 캡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저는 한국에서 자랐습니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시인을 꿈꿨죠. 저는 결국엔 수학이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수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허준이(39)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한국계 최초로 수상했다. 한국인·한국계로서는 첫 수상으로 한국 수학의 위상을 드높이게 됐다.

5일 대한수학회는 “올해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한국 수학자 최초로 허준이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부설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학자 최고의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 주관으로 4년마다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 40살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의 상이다. 1936년에 만들어진 필즈상은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향후의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수학자에게 주어진다.

허 교수가 1968년 로덜트 리드의 '리드 추측'을 2012년 박사 과정 중 해결하고 리드 추측에서 확장된 '로타 추측'까지 풀어냈다. 국제수학연맹은 허 교수가 조합론 분야에 대수기하학을 이용하여 11개의 난제를 해결하고, 대수기하학의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저에게 수학은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이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을 받아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의 인생 경로는 독특했다. 어렸을 때 허 교수는 수학에 탁월한 두각이 없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는 수학 문제집의 답지를 베껴 아버지에 혼나는 등 일종의 '수포자'였던 것이다.

자신의 수학적 재능을 몰라 시인, 과학기자 등 다른 진로들에 빠졌고 고등학교 때는 시인이 되고 싶어 중퇴했다고 한다.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한 서울대에서 그는 처음으로 수학을 즐거움을 깨달았다. 필즈상 수상자인 일본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강의를 들은 것이 계기였다.

히로나카 교수와 같이 점심을 즐겨 먹으며 그는 대수기하학의 특이점 이론에 대해 토론했다. 대학원 때 리드 추측을 풀어냈던 데는 이 시절의 경험이 큰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허 교수는 앞으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국내외 수학자들과 연구활동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hwnsdud_124@naver.com

 

nbn 시사경제, nbnbiz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