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안썼다고 끌려가 죽은 여성' 이란 전역 뿔났다...반정부 시위로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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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안썼다고 끌려가 죽은 여성' 이란 전역 뿔났다...반정부 시위로 번져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2.09.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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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니'의 고향 사케즈에서 이란 전역으로, 또 전세계로 분노 확산
히잡 태우는 시위를 하고있는 여성(출처 : 트위터)
히잡 태우는 시위를 하고있는 여성(출처 : 트위터)

[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이란에서 젊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에 체포됐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히잡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았던 22살 쿠르드계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체포되었고, 체포 3일 후인 지난 16일 혼수상태에 빠진 후 숨졌다. SNS에 아미니가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영상이 퍼졌는데, 이 영상에서는 경찰이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의심하기 충분했다.

아미니가 숨진 다음날부터 아미니의 고향인 이란 사케즈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내 이란 전역에 퍼지기 시작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히잡을 벗어 흔들고 불태우며 “여성, 삶, 자유”를 외쳤다. 시위 현장의 모습과 시위 내용을 전하면서 트위터에서 공유되는 해시태그 ‘#Mahsa_Amini’는 500만번 이상 언급됐다.

시위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을 떠나 반정부 시위로까지 격화되고 있다. SNS에는 이란 국기를 불태우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으며, 시위에 참여한 청년들은 성차별 정책 뿐 아니라 정권에 항의하며 “독재자에게 죽음을” “호메이니를 끌어내리자” 같은 구호도 외치고 있다.

'호메이니'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이끈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로, 이슬람 혁명으로 이란은 근본주의적인 이슬람 국가로 돌아갔는데, 이 때,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히잡이 의무화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다. 그의 오랜 집권이 이어지면서 이란에서는 종종 호메이니를 겨냥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곤 했는데, 이번 히잡 시위 또한 반정부 시위로 번진 것이다.

현재 시위는 정부의 대응도 과격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찰이 쏜 산탄총과 최루탄을 맞고 시민 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이란 인권단체 헹가우는 시위대 6명이 숨지고 450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최소 1000여 명의 시위대가 체포됐으며 시위로 인해 경찰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SNS에서는 피 흘리는 이란 시위대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불타는 자동차나 테헤란 거리의 모습이 쉼없이 공유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란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나다 알 나시프 유엔인권고등판무관 대행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공권력의 대응에 우려를 표하며 “아미니의 비극적인 죽음과 고문 및 부당대우 혐의는 독립적인 주체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맬리 미국 이란 특사도 트위터를 통해 “아미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이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세르 카나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내정과 관련된 미국 당국의 개입적 발언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말했다.

khs618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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