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김동길 연세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가 4일 밤 향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했지만 이후 건강이 악화돼 이날 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김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출생했다.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부모와 함께 월남하고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국 유학 후 모교 연세대의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군부독재 시절 김 교수는 현실 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쓰고 강연을 해 수감되기도 했다. 그는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형집행정지로 곧 풀려났다. 1980년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두 차례 대학 교수에서 해직됐다. 그는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을 달고 다녔으며 정치권을 비판하는 ‘이게 뭡니까’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1991년 김 교수는 강의 중 강경대 치사사건을 비하했다가 학생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강단을 떠났다.
그는 정치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해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994년에 신민당을 창당했지만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 뒤 정계를 은퇴했다.
그는 말년에 강경 보수 논객이자 유튜버로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김동길 티브이(TV)’를 운영했다.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 후원회장으로 활동했다.
고인은 독신으로 지내며 생전 서약에 따라 주검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서대문구의 자택은 누나 고 김옥길씨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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