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어 포항•부산•광양•양주...전국 미분양 급증해 건설사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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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어 포항•부산•광양•양주...전국 미분양 급증해 건설사 '패닉'
  • 이원영 기자
  • 승인 2022.10.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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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쌓이고 있는 포항의 아파트 단지. (경북방송 캡처)
미분양 물량이 급격히 쌓이고 있는 포항의 아파트 단지. (경북방송 캡처)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아파트 매수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사태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경북 포항·경주, 전남 광양, 경기 양주 등 주요 도시의 미분양이 급격히 쌓이고 있다.

포항은 작년 11월 41가구에 불과했던 미분양 물량이 현재 4358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양주 미분양 물량은 작년 말보다 네 배 가까이 늘었고, 서울에서도 계약 포기에 따른 무순위 청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미분양이 늘고 있는 것은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축비가 올라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비싸진 데다 고금리에 따른 부담이 커져 매수심리가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무조건 프리미엄이 붙어 단기간에 수천만원, 수억원씩 벌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가격 상승은 고사하고 분양가보다 더 떨어지는 경우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7523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어 포항(4358가구), 부산(1503가구), 전남 광양(1260가구), 경북 경주(1173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포항은 2010년 11월(4319가구) 이후 12년 만에 미분양 물량이 최대치로 쌓였다. 작년 하반기부터 대단지 분양이 시작된 가운데 급격한 금리인상 한파가 덮치면서 단기간에 미분양이 쌓였다. 작년 11월 포항 미분양 물량은 41가구에 불과했지만 같은 해 12월 2919가구, 올해 4월 3120가구, 7월 4358가구 등으로 가파르게 늘어 해당 건설사들이 '패닉'에 빠졌다.

빅데이터업체 아실이 추정한 포항 지역의 적정 공급량은 연간 2400여 가구인데 작년 11~12월에만 포항 아이파크, 포항펜타시티 대방 엘리움 퍼스티지, 포항한신더휴펜타시티 등 6개 단지 5000여 가구가 쏟아졌다.

포항은 제조업 등 기반 산업 침체로 인해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미분양이 해소되기에는 인구 환경이 워낙 좋지 않아 미분양이 해소될 지 의문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부산 미분양 물량도 작년 12월 949가구에서 올해 1503가구로 올 들어 58% 증가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청약 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4일 계약 취소 물량 129가구의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28가구만 접수했다. 전체 140가구 중 101가구가 미달된 것이다.

경기 양주도 작년 12월 미분양 물량이 227건에서 현재 847건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 컨설턴트 A씨는 "분양을 받고 나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분양시장이 관심을 끌게 된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시세 차익은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인 데다 금리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분양받아서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심리가 팽배해져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qido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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