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환자혁명] 허리 디스크와 퇴행성 관절염: 인체를 건축 구조물로만 바라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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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환자혁명] 허리 디스크와 퇴행성 관절염: 인체를 건축 구조물로만 바라본 결과
  • 조한경(Joshua Cho, DC) 기능의학전문의
  • 승인 2022.11.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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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경 기능의학 전문의
조한경 기능의학 전문의

[nbn시사경제] 조한경(Joshua Cho, DC) 기능의학전문의

요통은 감기와 함께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다. 요통이 극심한 경우 통증을 견디기란 쉽지 않다.
먼저 통증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통증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다들 통증을 싫어하지만 없으면 더 빨리 죽는다. 실제로 그런 환자들이 있다. 바로 당뇨병 환자들이다. 감각이 없어서 통증을 못 느끼다 보니, 발 관리를 잘못해서 당뇨 족부 궤양이 생기기도 하고, 운이 없으면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경고다. ‘뜨거우니 뛰어나가라!’, ‘그만 꺾어라, 부러진다!’, ‘피부가 시멘트 바닥에 갈리고 있다!’ 등등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어 적절히 대응하도록 고안된 장치다.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다.
그래서 통증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필요한 건 알겠는데 사실 좋은 건 아니다. 나쁜 게 맞다. 지독한 통증을 겪어본 사람에게 물어보면 숨도 쉬지 않고 대답한다, 통증은 나쁜 거라고.
콜레스테롤과 같다. 우리 몸은 필요에 의해 콜레스테롤 생산을 늘리고, 그렇게 해서 늘어난 콜레스테롤은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고마운 존재이지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건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손상된 세포가 많거나 스트레스가 높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좋은 일은 아니다. 통증 역시 몸을 살리기 위해 고안된 장치이지만, 원인 모를 근육통이나 신경통, 관절염으로 고생한다면 뭔가 잘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증을 치료할 때 가장 큰 오해가 우리 몸을 건물 구조물로 보는 것이다. 보통 늙어서 아프다고 생각하거나 다쳐서 아프다고 생각한다.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프거나, 무릎 혹은 허리가 아프다는 분들을 보면 운동선수도 아니고, 농사짓는 것도 아니고, 이삿짐 옮긴 것도 아니다. 학창 시절에는 발목을 접질려도 일주일이면 나았고, 극기 훈련 가서 다리에 알 배어도 며칠이면 말끔히 나았는데, 나이 들어 생긴 통증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제거하지 않은 채, 파스 바르고 침 맞고 마사지에 물리 치료 해봤자 소용없기 때문이다. 단지 그때뿐이다. 발톱에 무좀 있다고 약을 계속 발라봤자 무좀이 낫던가? 설탕, 당분 섭취부터 차단하고 발톱부터 뽑아낸 뒤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요통이나 관절염도 마찬가지다. 내부의 문제를 겉에서만 해결하려고 접근하다 보니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군대 가서 배 아프다 했더니 배에 빨간약 발라주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웃을 일이 아니다. 지금 대부분의 통증 치료가 이와 별다르지 않다. 밖에서 치료하지 말고 안에서부터 치료해야 한다. 할리우드 여배우들은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피부과에 가서 레이저 맞고, 연고 바르는 게 아니라 디톡스부터 시작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디스크 환자들이 내원하면 레이저로 치료하고, 디스크 감압 치료를 하고, 물리 치료를 한다. 목적은 하나다. 모두 다 염증을 빠르게 낮추기 위한 일환이다. 그런데 치료를 마친 환자가 집에 돌아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설탕과 탄수화물을 과다하게 먹는다면, 이는 불난 현장 한쪽에선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려 하고 다른 한쪽에선 기름을 붓는 격이다. 불이 꺼질 리 없다. 소염진통제 역시 마찬가지다. 아프다면서 소염제를 먹고 음식은 염증을 유발하는 것들로만 골라 먹으면 “약을 먹어도 소용없다” 혹은 “약도 별 효과가 없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증의 원인은 예외 없이 염증이다. 어딘가 아프다면 이는 반드시 염증이 있다는 뜻이다. 피부가 찢어져 상처가 나면 백혈구가 상처 부위로 가서 염증 물질을 잔뜩 쏟아놓는다. 그래서 통증을 느낀다. 하지만 아파도 할 수 없다. 외부에 노출된 상처 부위를 박테리아 감염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면역 시스템의 놀라운 조치다. 그런 염증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그렇다면 특별한 상처나 부상 없이 아픈 것도 염증일까? 역시 염증이다. 허리, 목, 어깨, 무릎, 손가락 관절염이 생기는 이유는 사소한 잘못이 쌓인 결과다. 몸을 충분히 안 움직인 것과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을 먹은 것이 잘못이다. 주부들이 간혹 억울해한다. 집안일이 얼마나 힘들고 많은데 운동 부족이라니! 그러나 노동을 운동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다치고 상처가 나야 염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통증을 이해하려면 염증 반응(inflammation)을 이해하면 된다. 그걸 이해하고 만들어낸 것이 바로 소염진통제다.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염증은 불편을 초래하지만 우리를 위해 몸이 일으키는 반응이다. 상처 났을 때나 감염되었을 때 몸을 보호하고 치유하는 장치가 염증이다. 붓는 이유는 문제 있는 부분에 혈관을 확장시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런데 조금만 아프면 왜 염증 반응이 생겼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약국에 가서 소염제를 사먹거나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처방받는 것이 일상이 돼버렸다. 불편한 증상을 빨리 없애는 것이 최고의 치료라고 생각하는 환자와 의료인이 만났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항상 어떤 목적 아래 일어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보면 당장의 불편함을 없애주는 처치라도 해주어야 하는 것이 현재 의료인의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증상에 대응하는 치료들, 즉 대증요법을 필요로 하게 되고, 지금은 대증요법이 의료의 대세가 되었다. 그래서 증상이 사라지면 치료도 끝이 난다. 대증요법은 고맙지만 대증요법에서 끝나면 절대로 안 된다. 증상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에 증상을 억누르는 치료 효과가 끝나는 동시에 더 큰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결국 처음에는 한두 알의 약으로도 잘 듣던 증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세 알 네 알, 나중에는 한 주먹의 약을 먹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아주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손가락 아픈 것이 아무래도 관절염 같다고 하면 과연 손가락만 문제일까? 일반적으로 손가락은 빙산의 일각이다. 고혈압약을 장기 복용한 환자들에게 관절염이 흔하다. 특히 손가락과 팔목 관절염이 심하다. 간 때문이다. 혈압약을 장기 복용하면 약물을 해독하느라 간에 무리가 간다. 간을 해독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 황(sulfur)이다. 체내에 황이 충분하지 않을 때 간을 보호하기 위해 관절에 있는 황을 우선 가져다 쓴다. 우리 몸은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덜 중요한 신체 부위를 희생시킨다. 생존을 위해 중요한 부위는 대부분 장기다. 간, 신장, 췌장 등. 그러면 덜 중요한 부위는 어디일까? 뼈, 근육, 머리카락, 피부, 손톱, 관절, 호르몬 등이다. 우리 몸은 장기 손상이 오기 전에 덜 중요한 부위들을 기꺼이 희생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손가락은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다. 아무래도 간보다는 덜 중요하다. 식이유황(MSM)이 관절염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다.
그러나 혈압약을 끊을 순 없기 때문에 진통제가 추가로 처방된다. 하지만 진통제도 조심해야 한다. 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약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로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다. 심장마비 예방을 위해 혈압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혈압약 때문에 진통제를 처방받아 먹다가 결국은 예방하고자 했던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

관절염 하면 보통 퇴행성 관절염을 말한다. 가장 많이 받는 진단이다. 병원에서 듣는 설명은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쳐서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 복잡하게 설명할 수 없으니까 간단히 대충 설명한다고 한 것인데 실은 다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연골에는 혈관과 신경이 없기 때문에 통증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글루코사민이나 연골 주사도 사실은 큰 의미가 없다. 혈관이 없으므로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닳아 없어진 연골이 재생된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다.
엑스레이 사진만 보고 관절이 다 닳아서 아프다고 설명하는 것 역시 완전히 틀린 설명이다.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 어깨나 무릎의 관절은 100년을 살아도 다 못 쓰고 죽는다. 다만, 연골이 수분을 잃고 마르면서 쪼그라든다. 얼굴에 주름지는 정도가 다르듯,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연골이 줄어드는 것뿐이다.
만에 하나, 연골이 하나도 남김없이 싹 없어져 뼈끼리 닿는다 하더라도 통증을 느낄 수는 없다. 연골 바로 아래 뼈 조직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이다. 이가 썩었을 때 아픈 것은 안에 신경이 있기 때문이다. 뼈가 부러지면 아픈 이유는, 뼈 때문이 아니라 뼈를 덮고 있는 골막이 찢어져서다. 골막에 신경이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병원 가면 눌러보고 만져보고 돌려보고 검사를 통해 인대의 문제인지, 건초염인지, 관절 문제인지, 근육 문제인지 구분이 가능하다. 오히려 지나치게 엑스레이에 의존해서 촉진을 소홀히 하면 오진 확률이 높아진다. 사건을 수사하듯 모든 증거 자료를 펼쳐놓고 퍼즐을 풀어야 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 중에는 무릎 연골이 정상인 경우가 더 많다. 훨씬 많다. 무릎이 아픈 이유는 염증 반응 때문이다. 엑스레이에 안 나타나기 때문에 모를 뿐이다.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통증이 감소하는 이유가 바로 통증의 원인이 염증이라는 뜻이다. 연골에 어떤 조치를 취한 게 아니라 염증을 낮추는 치료를 했을 뿐인데 통증이 완화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안 아프면 나았다고 생각한다. 염증 반응만 제거한 것일 뿐, 원인이 된 근육, 인대, 관절 조직이 회복된 게 아니므로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재발이 반복될수록 강도는 점점 심해져서 호전이 불가능한 시기에 이르기도 한다.
무릎 인공관절 교체 수술을 한 사람 중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아픈 경우가 많다. 염증 반응이 심했던 부분은 수술로 제거되었지만 남아 있던 염증 반응이 수술 후 다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이 수술 전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 즉 계속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음식을 먹고 생활한다면 통증은 더 빨리 돌아온다.

 

오십견

우리에게 익숙한 오십견은 사실상 진단명이 아니다. 그냥 50대에 흔하고, 어깨를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 보이는 경우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못 움직이니까 미국에서는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 부른다.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 주머니, 즉 관절낭의 용적이 줄어들어 생기는 것은 관절낭염이라고 부른다. 건초염을 오십견으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두박근이 들어가는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건초염이다. 오십견보다 건초염이 훨씬 더 흔하다.
원래 관절낭염은 통증하고는 관계가 없다. 아프다면 건초염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이런 경우 MRI나 엑스레이는 필요하지 않다. 이학 검사와 압통점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어깨 운동 부족이 원인이다. 운동량과 가동 범위와 관련이 있다. 주부들이 집안일을 하면 어깨를 많이 쓴다고 생각하는데 잘 살펴보면 별로 그렇지 않다. 일은 많이 하지만 거의 모든 활동이 어깨 동작에 제한되어 있다. 설거지도 그렇고, 청소기, 걸레질,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 등등 모두 어깨를 내리고 하는 일들이다. 일상에서 머리 위로 어깨를 올릴 일이 거의 없다. 가끔씩 높은 찬장에서 뭔가 꺼낼 때 빼고는 말이다. 심지어 머리 감는 동작조차 어깨를 높이 들어 올리진 않는다. 어깨를 머리 위로 자주 올려주고, 어깨 관절을 자주 돌려주면 관절낭염은 절대 생기지 않는다. 기지개를 자주 켜주는 것도 좋다.
그러므로 치료 역시 어깨를 계속 움직이는 것 외에는 없다. 아파서 조금밖에 못 움직인다면, 아프지 않은 범위에서 계속 움직여주며 점차 가동 범위를 늘려가야 한다. 염증 반응을 낮추는 당질 제한식과 생활 습관은 기본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허리 디스크

허리 디스크는 대부분 허리 통증보다는 좌골신경통으로 나타난다. 사람은 매일 아침 기상하는 순간부터 허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번 문제가 생기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쌓이고 쌓이다 참을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통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엑스레이나 MRI는 진단에 도움이 안 된다. 압박 골절이나 악성 종양 또는 척추 결핵을 구분해내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반드시 필요한 검사는 아니다. 척추암은 매우 드물다. 일반 개원의는 평생 한 번도 구경하기 어렵다. 나 역시 진료하면서 척추 결핵을 딱 한 번 봤을 뿐이다. 그리고 굳이 MRI가 아니어도 가족력이나 과거 병력을 통해 미리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의심 가는 경우에만 검사해도 된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 환자들은 ‘기념사진’ 찍는다고 할 정도로 흔하게 MRI 촬영을 한다. 문제는 MRI와 같은 검사들이 오히려 올바른 진단을 하는 데 방해된다는 사실이다. 심하게 말하면, 환자한테 수술을 팔아먹기에 좋은 도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내 말이 심한 게 아니라 현실이 심한 거다. 보통 40세 넘어 척추 MRI를 찍어보면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보인다. 거의 예외 없이 4번과 5번 사이 디스크에 문제가 있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주름도 늘고 흰머리도 나고 노화가 눈에 띄듯이, 척추도 노화가 진행되는데 그것이 MRI에 나타나는 것뿐이다. 디스크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삐져나왔다든가, 수핵이 마르고, 척추 간격이 줄어든 것이 관찰된다. 그러면 그걸 다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수술하자고 한다. 디스크가 튀어나와 좌골신경을 압박하는 바람에 좌골신경통이 생겼다고 설명하면서 디스크 절제 수술이 필요하다는 식이다.
그런데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직접 압박하는 경우보다,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주변에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아팠다가 나아졌다가를 반복하는 것이다. 컨디션에 따라 염증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것이지, 디스크가 혓바닥 날름거리듯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게 아니다!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로 통증을 낮출 수 있는 것도 바로 통증의 원인이 염증이기 때문이다. 디스크로 인한 물리적 압박이라면 계속해서 아파야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허리 수술을 해서 나아지는 경우는 10~15%에 불과하다. 성공 확률이 너무 낮다. 환자들은 70~80% 좋아진다는 설명을 듣지만, 단기적인 효과에 그친다. 90%는 1년 후 통증이 재발한다. 게다가 척추 수술 환자 중 1%는 마취 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증 합병증이 생겨 평생 가는 장애를 얻기도 한다. 수술 실패가 얼마나 흔한지 ‘잘못된 허리 수술 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이라는 진단 코드가 있다.
“척추 수술을 많이 하고 성공률이 어떻다고 자랑하는 병원은 일단 의심하면 된다. 허리 디스크의 8할은 감기처럼 자연적으로 낫는다. 수술 안 해도 좋아질 환자에게 돈벌이를 위해 수술을 권하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의 말이다. 수술을 권하는 의사들에 대해, “처음에는 양심을 속이고 한다. 그렇게 세 번쯤 반복하면 자신도 그 시술이 정말 옳다고 믿는다. 이런 시술은 보험 적용 대상이 되는 순간부터 횟수가 뚝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럼 척추 수술이 다 쓰잘머리 없는 사기냐 하면 물론 그렇지는 않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신경이 눌리는 상태가 지속되어 운동신경까지 손상되는 증후가 보이면 그땐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그럼 어떤 증상이 운동신경 장애를 일으켜 급하게 수술을 요하는가?
• 하반신 운동 마비(혹은 근력 저하: 걷다가 넘어지거나 발 못 드는 등)
• 대소변을 못 가리는 경우
• 사타구니에 감각이 없는 경우
이때는 바로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반면, 예약 스케줄이 꽉 차 있다며 수술 날짜를 한 달 후로 잡아주는 경우는 수술이 반드시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미국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척추 수술 중 5% 정도만 정당한 수술이라는 것이다.
“지금 수술하지 않으면 앉은뱅이 된다”는 식의 협박성 거짓말을 하는 의사가 있다면 다른 의사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앉은뱅이가 될지 말지는 신만이 알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 적어도 의사는 모른다.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허리 디스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나이가 많아지면 척추관 협착증이 흔하다. 젊은 경우엔 이상근 증후군(piriformis syndrome)도 흔하다.
요통의 90%는 긴장성 근육 경련이 원인이다. 나이 들면 복근이 약해지고, 허벅지 뒤쪽에 있는 햄스트링 근육이 유연성을 잃는데, 그러면 허리 근육이 혼자서 기립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가 되어 근육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스트레스까지 가중되면, 허리 근육이 더 긴장해서 요통은 더 심해진다. 허리 근육이 만성적으로 지나치게 긴장되어 있다면,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올라가 디스크의 퇴행이나 돌출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때 MRI를 찍으면 디스크의 돌출된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디스크가 범인으로 몰리는 것이다. 하지만 디스크는 원인이 아닌 결과일 뿐이다. 따라서 수술로 디스크만 잘라내면 된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대증요법일 뿐이다.
요통 치료는 반대로 하면 된다. 스트레칭을 통해 햄스트링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고, 복근을 강화시키면 가장 효과적인 치료인 동시에 예방이 된다. 강한 복근과 유연한 햄스트링을 갖추면 평생 요통으로 고생할 일이 없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복근은 약하고, 햄스트링은 긴장되어 있다.
그리고 염증을 낮추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안에서 불이 났는데, 밖에서 끌 수 없다. 요통도 먹을 것부터 점검해야 한다. 염증을 유발하는 과도한 탄수화물과 당분 섭취를 근절해야 한다. 또한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도 근육 긴장과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제대로 관리되어야 한다. 염증을 낮추는 식이유황, 오메가3, 커큐민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길초근, 시계초, 마그네슘도 도움이 된다.  

 

지은이 조한경 (Joshua Cho, DC) 
환자들을 향해 ‘병원에 오라’고 외치는 대신, ‘자기 병에 더 큰 관심을 가지라’고 잔소리하는 의사.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남가주대학(USC)을 졸업하고 2000년 카이로프랙틱 척추신경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에 위치한 진료실에서 열정적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레이저 통증 클리닉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당시, 콜레스테롤 저하제 복용 환자들에게서 말초신경통이 흔하다는 사실과, 단순한 레이저와 약물 치료만 받는 환자들에 비해 지방산 복용을 처방한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더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본격적으로 영양학과 기능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항노화학회와 통합의학학회의 수련의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기능의학 보드 펠로 과정 중에 있다.
조한경 원장이 추구하는 진료는 환자들의 ‘질병을 관리’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진정한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은 ‘환자 교육’과 ‘영양’뿐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의사의 말이라면 맹목적으로 따르는 ‘무식한’ 환자들을 일깨우기 위해 왜 병이 생겼는지, 어떻게 하면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지 환자 본인도 한 번쯤은 직접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는 환자의 관심이 치료 결과를 바꾼다고 확신한다. 
조 원장은 환자들에게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온 것으로 내 할 일은 다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주체가 되고, 의사는 도울 뿐이라는 것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관절염, 골다공증, 암 등 대부분의 현대 성인병들은 환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고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유튜브 채널 ‘Dr. Joshua Cho’는 10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DrJoshuaCho.com

Drjoshuacho@alumni.us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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