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환자혁명] 갑상선 질환: 과잉 진료의 대표적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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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환자혁명] 갑상선 질환: 과잉 진료의 대표적인 비극
  • 조한경(Joshua Cho, DC) 기능의학전문의
  • 승인 2022.12.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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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경 기능의학 전문의
조한경 기능의학 전문의

[nbn시사경제] 조한경(Joshua Cho, DC) 기능의학전문의

예전에는 갑상선이 어디 붙어 있는 기관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현대에 와서는 갑상선암을 비롯한 갑상선 기능 저하와 갑상선 기능 항진 등 많은 사람들이 갑상선과 관련된 질환으로 고생한다. 목 앞부분 중앙에 나비 모양으로 위치한 갑상선은 대표적이고 중요한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인체의 대사 과정을 촉진하여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호르몬은 특정 신체 부위에 기능하는 것이 보통인데 갑상선호르몬은 몸 전체에 작용한다.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해주고, 태아 및 신생아의 뇌와 뼈의 성장 발육을 촉진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거나 부족해지기도 한다.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많아지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부족하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다.
갑상선 기능 항진보다는 저하가 훨씬 많아서 환자 비율이 거의 10배 정도에 이른다. 초기 단계에는 대부분 잘 모르고 지나간다. 당뇨 전 단계 환자들이 본인의 병을 인지하지 못하듯, 그냥 나이 들어 피곤하고 몸이 붓고 살이 찐다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년 여성들이 그렇다.
갑상선 기능 항진의 경우도 중년 이후에는 전형적인 증상과 다른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간혹 오진되는 경우가 있다. 중년 이후의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 대부분은 갑상선이 크지 않고 안구 돌출이나 결막 출혈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와 함께 식욕 부진, 무기력감, 근력 감퇴 등으로 자신의 병을 암으로 오해하여 죽을병에 걸렸다고 지레 겁먹는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는 갑상선 기능이 항진이면 내리려 하고, 저하일 때는 기능을 올리려 한다. 대증요법이기 때문에 그렇다. 땅콩 알레르기가 있으면 땅콩을 피하는 게 처방이고, 당뇨병은 우선 혈당을 낮추고 본다. 그게 대증요법이 추구하는 ‘치료’다. 갑상선 질환도 마찬가지로 갑상선호르몬의 정상적인 혈중 농도를 되찾는 데만 치료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무리 원인을 몰라도 치료법은 늘 있다. 그래서 갑상선 기능 저하인 경우는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을 치료법으로 선택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의 경우 항갑상선제를 다량으로 투여하는데, 재발 확률은 50%로 높은 편이다. 그리고 수술을 통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갑상선을 제거하면 갑상샘호르몬이 아예 안 나오니까 거꾸로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능의학이 제시하는 영양학적인 원인과 치료는 무엇이 있을까?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갑상선 기능 저하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요오드(Jod), 즉 아이오딘(iodine) 결핍과 셀레늄(selenium) 결핍이다.
피임약 사용이나 갱년기의 호르몬 대체요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에스트로겐이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경호르몬이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므로 환경 공해가 늘어난 최근에 갑상선 질환도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다. 화장품과 선블록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의 또 다른 원인으로 브롬화물 섭취 증가가 있다. 브롬화물은 음식을 통해 증가하기도 하는데, 주로 식빵에 들어 있다. 1970년대까지는 식빵에 요오드를 첨가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브롬화물로 대체되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브롬화물은 갑상선에서 요오드를 밀어내 갑상선에 혹이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클로린 증가와 불소 증가도 원인이다. 정수하지 않은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것도 나쁜 습관이다. 미국의 경우 수돗물에 불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수돗물 불소 농도 조정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 ‘안전하니까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건강과 관련된 일인데, 왜 시 당국이나 수도국의 결정을 전적으로 믿고 따라야 하는가?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코르티솔이 증가하고 DHEA가 감소하는데, 그럴 경우 갑상선호르몬이나 아드레날린의 정상적인 분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갑상선 검사 결과 수치가 낮아 갑상선 기능 저하가 의심될 경우 갑상선호르몬약을 처방받는데, 대부분 효과가 없다. 흔히 처방되는 호르몬제로 신지로이드(Synthroid), 레보티록신(Levothyroxine), 레복실(Levoxyl)이 있는데, 이들 합성 호르몬제는 T4 갑상선호르몬이 주성분이다. T4 호르몬은 체내에서 T3로 전환되어야 한다. 생체 이용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 환자들의 경우 T4에서 T3로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는다. 당연히 약 효과가 없다 느끼고, 그럴 경우 의사는 처방약의 용량을 늘린다.
하지만 호르몬이 모자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환이 안 되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용량을 늘려봤자 별다른 개선이 일어나지 않는다. 정작 필요한 것은 호르몬 전환에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아무리 칼슘을 많이 먹어도 마그네슘, 비타민 D, 비타민 K가 부족하면 칼슘이 뼈로 흡수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다행히 최근에는 T3를 함유한 신약들의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
갑상선의 기능을 개선하는 영양소들이 있다. 정상적인 갑상선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갑상선의 기능 저하나 항진에 상관없이 모두 도움이 된다. 또한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이 영양소들이 호르몬제의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갑상선 기능의 저하는 하루 이틀 만에 그런 게 아니고 서서히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다시 기능을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30일에서 180일까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고, 개인마다 갑상선 기능의 저하 정도가 다르므로 인내를 가지고 치료에 임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이 필요로 하는 3대 영양소는 요오드, 셀레늄 그리고 구리다.
요오드를 섭취할 경우 60%가 갑상선으로 간다.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이 요오드다. 갑상선호르몬 T3와 T4에 붙은 숫자는 요오드 분자가 몇 개가 붙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갑상선이 정상 기능을 하려면 요오드가 결핍되어선 안 된다. 매일 25~50mg의 요오드를 아침 식사와 함께 먹으면 좋다. 공복에 먹어도 상관없고,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라면 약을 먹고 30분 후에 요오드를 복용하면 된다.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 중인 환자라 할지라도 요오드 복용을 해야 하는 이유는, 요오드가 갑상선호르몬제의 약효를 더 올려주기 때문이다.

요오드를 섭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미국은 요오드 첨가 식염(Iodized salt)이 흔하다. 하지만 그냥 바다 소금도 충분하다. 저염식만 피하면 요오드 결핍을 예방할 수 있다.
저염식을 하던 사람들이 소금을 먹기 시작하면 3~4일 정도 지난 뒤에 소금이 엄청나게 당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놀랄 필요 없이 몸이 이끄는 대로 하면 된다. 몸이 소금을 필요로 하는 만큼 먹다 보면 어떤 날은 더 짜게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어떤 날은 조금 싱겁게, 덜 먹어도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소금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그다음 영양소는 셀레늄과 구리인데, 이 둘은 커플이다. 서로 균형을 지켜주어, 셀레늄이 많으면 구리가 줄어들고 구리가 늘어나면 셀레늄이 줄어든다. 그래서 보충제를 먹을 때에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셀레늄은 갑상선 문제를 해결하는 요오드의 절친한 친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갑상선호르몬의 생산, 활동, 대사에 전부 관여하며, 간에서 T4를 T3로 바꾸는 역할을 해
준다.

구리는 대사에 중요하고, 또 호르몬의 생산과 분비에 중요한 미네랄인데 하루 2mg 이상 섭취하면 안 된다. 그 이상 섭취할 경우 반대 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오히려 갑상선 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영양소가 직접적으로 중요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영양 상태가 충족되었다는 가정하에 하는 이야기다.
비타민 중에는 비타민 B2가 결핍되면 갑상선 기능 저하 및 시력 저하가 온다. 비타민 B6도 갑상선호르몬의 생산, 분비를 조절한다. 요오드의 활용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비타민 B6는 마그네슘, 셀레늄, 아연의 흡수를 돕기도 한다. 비타민 B군은 상호작용이 많기 때문에 그냥 비타민 B 복합체(B complex)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B는 기능의학에서 약방의 감초와 같은 존재이고, 환자 입장에서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
아미노산 중에는 타이로신(tyrosine)이 갑상선호르몬 합성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하루에 500~1000mg 정도를 빈속에 복용하여 결핍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단, 항우울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간 기능 저하가 의심되는 환자 또는 콜레스테롤 저하제나 당뇨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해서 간 기능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 간 기능이 온전하지 않으면 갑상선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 T4에서 T3로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간 기능을 개선하는 데는 셀레늄이 도움이 된다. 밀크시슬(Milk Thistle) 역시 간 기능을 개선하고 간의 해독과 간세포를 재생하는 효과가 있다. 레시틴(lecithin)은 지방간이나 고지혈증에 도움이 된다. 지방간이 있으면 콜레스테롤 저하제의 약효가 떨어지는데, 레시틴이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고, 콜레스테롤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에센셜 오일 중에는 몰약이 도움이 된다. 하루 두세 번 그리고 자기 전에 목의 갑상선 위치에 발라주면 된다. 원래 몰약은 항균, 항생제 역할을 해서 상처 치료, 구강 건강과 항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목에 바를 경우 갑상선까지 도달해 갑상선 기능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몸의 필요에 따라 균형을 맞춰준다.
반대로 절대 피해야 할 음식들도 있다. 탄산음료, 설탕, 밀가루, 백미, 빵, 떡, 국수, 튀긴 음식, 과자, 가공식품은 다 끊어야 한다. 트랜스지방과 과도한 당분 섭취가 갑상선 기능 저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커피에 설탕을 타서 마시면 최악이다. 카페인이 갑상선호르몬 레벨을 컨트롤하지 못하게 만들어 치료에 엄청난 방해가 된다. 중년 여성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
이다.
농산물 중에도 방부제, 제초제, 살충제가 많이 검출되는 작물은 피해야 한다. 이들이 에스트로겐 활동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글루텐도 피해야 한다. 글루텐이 장에 영향을 미쳐 갑상선호르몬제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다.
알코올은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린다. 알코올 자체가 갑상선에 독성으로 작용해 장기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음주가 간에 해롭다는 정도는 누구나 아는 상식인 것처럼 갑상선도 마찬가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갑상선 기능에 문제 있는 환자는 자세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필요하면 엑스레이를 이용해 검사할 필요가 있다. 일자목 혹은 거북목이 아탈구(亞脫臼)를 일으킨다. 갑상선으로 가는 신경이 목뒤에서 나오는데, 일자목은 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을 좁혀서 신경 순환을 방해하고 갑상선 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갑상선암

갑상선암은 원래 의학적으로 조기 진단이 필요한 암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은 물론 어느 나라에서도 조기 검진하지 않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갑상선암 조기 검진이 무분별하게 시행되었다. 최근에는 진단 장비가 워낙 좋아서 미세한 암도 찾아내다 보니, 별다른 증상 없이도 정기검진을 통해 초기 갑상선암 발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암 조기 발견은 암의 종류를 막론하고 무조건 좋은 것일까?
고려대 의대 신상원 교수(종양내과)와 안형식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언론 기고를 통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잡듯이 뒤져서 모든 병을 조기에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는 것은 망상일뿐더러, 하물며 조금 늦게 진단해도 완치율이 높고 천천히 진행하는 갑상선암을 조기에 진단하려고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초음파를 들이대는 것은 도저히 정상적인 의료 행위라고 볼 수 없다.”
갑상선암의 완치율은 100.5%를 웃돈다.  

 

 

지은이 조한경 (Joshua Cho, DC) 
환자들을 향해 ‘병원에 오라’고 외치는 대신, ‘자기 병에 더 큰 관심을 가지라’고 잔소리하는 의사.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남가주대학(USC)을 졸업하고 2000년 카이로프랙틱 척추신경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에 위치한 진료실에서 열정적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레이저 통증 클리닉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당시, 콜레스테롤 저하제 복용 환자들에게서 말초신경통이 흔하다는 사실과, 단순한 레이저와 약물 치료만 받는 환자들에 비해 지방산 복용을 처방한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더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본격적으로 영양학과 기능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항노화학회와 통합의학학회의 수련의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기능의학 보드 펠로 과정 중에 있다.
조한경 원장이 추구하는 진료는 환자들의 ‘질병을 관리’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진정한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은 ‘환자 교육’과 ‘영양’뿐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의사의 말이라면 맹목적으로 따르는 ‘무식한’ 환자들을 일깨우기 위해 왜 병이 생겼는지, 어떻게 하면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지 환자 본인도 한 번쯤은 직접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는 환자의 관심이 치료 결과를 바꾼다고 확신한다. 
조 원장은 환자들에게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온 것으로 내 할 일은 다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주체가 되고, 의사는 도울 뿐이라는 것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관절염, 골다공증, 암 등 대부분의 현대 성인병들은 환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고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유튜브 채널 ‘Dr. Joshua Cho’는 10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DrJoshuaCho.com

Drjoshuacho@alumni.us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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