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경매 나온 '압구정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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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경매 나온 '압구정 현대'
  • 노준영 기자
  • 승인 2023.01.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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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차 전용 144㎡에 대한 경매를 진행한다. (사진=유튜브 캡처)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차 전용 144㎡에 대한 경매를 진행한다.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집값 선행지표로 불리는 경매 시장에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시세보다 감정가가 높은 상황이 이어지며 응찰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4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1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차 전용 144㎡에 대한 경매를 진행한다. 감정가는 49억 원이다.

이 단지가 법원경매로 나온 건 2020년 10월 22일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당시 경매에서는 응찰자가 9명이나 몰리며 유찰 없이 감정가보다 3억 309만 원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대표적인 부촌 압구정에서 ‘대장 아파트’로 꼽혀왔다. 서울 재건축 단지 중 하나로 2021년 4월엔 전용 245㎡가 80억 원에 팔리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더 작은 평수인 196㎡도 80억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집값 하락세를 맞았다. 이번 경매로 나온 물건과 같은 평형인 압구정 현대 6차 144㎡ 의 경우 지난해 2월 19일 49억 원까지 올라갔지만 지난해 9월 30일엔 46억5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매물 호가는 더 낮다. 같은 단지 144㎡ 매물 호가는 최근 44억 5000만 원에 형성됐다. 이번 경매 매물 감정가격이 호가보다 4억 5000만 원 가량 비싸게 책정된 셈이다. 이는 경매물건의 감정평가가 아직 하락가격이 나오기 전인 지난해 7월 이뤄지면서 매매가를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번 압구정 현대 아파트 경매물건이 유찰될 것으로 전망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법원경매에서 인기가 꺾인 것은 압구정 현대만이 아니다. 강남구의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104.3㎡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경매에 나왔으나 응찰하는 이가 없어 모두 유찰됐다. 마찬가지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118.6㎡ 물건도 지난해 11월에 찾는 이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이들이 유찰된 이유는 감정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감정가가 책정된 시기는 지난해 5~7월로 지금보다 매매가격 하락세가 짙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마아파트 물건의 경우 감정가는 27억 9000만 원이다. 하지만 해당 평형의 직전 최저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17억 7000만 원으로 감정가보다 10억 2000만원 낮다. 미성아파트 물건은 감정가격이 36억 6000만 원으로 2021년 4월 진행된 직전 거래이자 최고가격인 34억 5000만 원보다 2억 1000만 원 비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재건축 단지 물건이 경매로 나오면 응찰자가 몰리며 낙찰가율이 치솟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며 "금리도 높고 재건축 사업 추진도 주춤한 상황에서 투자 수요들도 섣불리 뛰어들기는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shwnsdud_1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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