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대가' 대산 김석진 선생, 향년 95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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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대가' 대산 김석진 선생, 향년 95세 별세
  • 임소희 기자
  • 승인 2023.02.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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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大山) 김석진 선생. (사진=유튜브 캡처)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주역의 대가’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이 15일 향년 95세 나이로 별세했다.

1928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김 선생은 할아버지에게 어려서부터 한학을 배웠다. 김 선생은 신학문을 배우고 싶어했지만 할아버지는 “지금은 한학이 천대받아도 나중에 귀하게 된다. 글자 한 자에 천 냥짜리가 될 것”이라며 한학을 권했다. 그는 19세부터 당대의 한학자 야산(也山) 이달 선생 문하에서 13년간 가르침을 받았다. 이달은 별칭 ‘이주역’으로 불린 근대 주역 연구의 대가였다.

김 선생은 생계를 위해 한때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주역 공부를 계속했다. 1985년 서울 흥사단에서 시작한 '주역 강좌'와 소설 ‘단(丹)’이 유명세를 타면서 대중적인 관심을 얻었다. 그의 주역 강좌는 높은 인기에 제주도까지 전국 순회가 이뤄졌고 2002년까지 연인원으로 1만 명이 강의를 들었다. 정치인·대기업 총수 등 김 선생에게 호(號)를 받은 사람만 3000명에 달했다.

그는 호를 짓는 원리에 대해 “사람의 사주를 살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잘될 수 있는 부분을 북돋우는 뜻을 두 글자에 담았다”며 “30년이 지나 ‘지어준 호대로 살아왔다’는 사람들을 만날 때 기뻤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아침 주역 점을 치며 하루를 시작했다. 김 선생은 “점에서 좋다고 하면 더 근신하고, 나쁘다고 하면 더 조심했다”고 말했다. 노령에도 강의 기회가 있으면 주저하지 않았고 유머와 겸손이 넘쳤다. 그는 “주역에 땅을 아홉 길을 파도 마지막 한 길을 파지 않아서 샘물이 나오지 않으면 버린 샘이라 했는데 제가 꼭 그런 사람”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주역을 알고 사는 것과 모르고 사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나은가’란 질문엔 주저 않고 “모르고 사는 게 좋다”고 전했다. “미래를 알수록 걱정도 많아진다”는 이유때문이다.

김 선생의 장례는 한국홍역학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2호실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8시다.

202023114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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