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양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20선, ‘황산강 베랑길’로 여행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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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양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20선, ‘황산강 베랑길’로 여행 떠나요
  • 박안평 기자
  • 승인 2023.03.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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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매화와 유채 꽃이 어우러져 황산강 베랑길과 순매원으로 상춘객 몰려
한국의 아름다운 자전거 길 20선, 황산강 베랑길 (사진=박안평 기자)
한국의 아름다운 자전거 길 20선, 황산강 베랑길 (사진=박안평 기자)

[nbn시사경제] 박안평 기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창문을 활짝 열고 보니 곧 비가 내릴 듯 주변이 어둡고 하늘이 무겁다. 그러나 자신과의 약속이었기에아름다운 길 걷기를 위해 주섬주섬 먹거리를 챙긴다. 밀감과 초콜릿 등 간식과 점심 도시락을 배낭 속에 쟁여 넣었다. 아무렴 어떠랴, 이미 마음먹은 일이라 날씨에 관계없이 내 몸은 자동화 기계처럼 차량에 몸이 실렸다. 
약 1시간 만에 도착한 양산 물금취수장 주차장이다. 아직봄은 완연히 겨울의 끝자락에서 깨어나지 못했지만 나뭇가지 끝에 귀를 가까이 가져간다. 싹을 틔워 올리느라 몸살을 앓는 소리가 들린다. 곧이어 봉긋봉긋 꽃망울이 북채처럼 맺힐 것이고, 어느새 화들짝 놀란 듯 활짝 매화를 피울 기세다.
오늘의 걷기에서 구름, 바람과 햇살, 밤 별들이 키운 봄소식을 들고 오리라. 이 같은 날 저 멀리까지 뻥 뚫린 낙동강을 마주하며 경남 양산시 황산강 베랑길 위에서 시원한 강바람과 손잡고 걸어 볼 참이다. 
그곳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과거 영남대로 3대 잔도의 하나인 황산잔도 노선을 복원한 길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강물 위에 부표처럼 떠 있는 데크길이 한 눈에 쏙 들어오고, 바람이 무리지어 다니는 그
곳은 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자전거 길 20선에 속한다. 
코스는 양산물금취수장에서 원동취수장까지 약 2km 거리를 말한다. 그 길을 황산잔도 또는 황산강 베랑길이라고 한다. 

원동 매화
원동 매화

원동물금 취수장에서 출발하면 곧이어 양산물문화관이 낙동강을 지키고 섰다. 산 아래엔 오래 된 철길 위를 빠르게 달아나는 경부선 열차의 선로 아래 움트는 봄이 비밀스럽게 속삭이고 있다.바람의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 물 위 데크길에서 바라본 ‘황산강 베랑길’ 을 벗어나 천천히 걷다 보니 땅을 들어 올리는 오동통한 봄 쑥에 눈길이 머문다. 땅바닥에 붙은 앙증맞은 봄 쑥이 조막손으로 건네주는 봄의 초대장을 받아 들고 기쁘게 발걸음을 옮긴다.
주말이면 자전거 동호인들로 인해 이어지는 라이더들의 행렬이 서로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달리는 곳, 낙동강 물 위에 데크로 만든 자전거 길은 참으로 환상적이다. 그 위를 걷고 달리는 코스에서 마음을 쏙 빼앗긴 채 시원한 강바람을 가슴 깊숙이 들이마신다.
주변의 마른 억새들과 눈길을 마주하며 4.5km를 걷다보면 자전거 라이더들의 휴게 쉼터가 강바람과 깔깔대고 있다. 그 앞엔 휴게 쉼터에서 빠질 수 없는 간단 먹거리를 파는 ‘홀리데이 푸드 트럭’이 있고, 두 모녀는 손님의 시중을 들고 있다. 마침 출출하던 차에 나도 컵라면을 시켰더니, 막 삶은 계란이라며 따끈따끈한 삶은 계란 한 알을 낯선 나에게 그냥 주었던 예쁜 딸의 훈훈한 정이 사뭇 고마웠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내가 돌아가야 할 원점회귀 까지는 한참을 가야 했다. 발걸음 딛는 곳마다 비를 맞은 땅 속 저 아래에서 새싹은 땅 위로 뛰쳐나올 준비를 하느라 와글거린다. 이날의 걷기는 정점을 찍었던 홀리데이 푸드 트럭 아가씨의 인어비늘 같이 반짝거리는 고마움으로 마무리 한다. 아울러 ‘황산강 베랑길’에서 받아 든 새봄의 초대장을 손에 잡고 팔을 들어 높이 흔든다. 많은 사람이 찾는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20선 ‘황산강 베랑길’을 찾는 모든 이에게 한 줄기 햇살처럼 환한 봄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황산공원 유체꽃밭
황산공원 유체꽃밭

* 자전거 라이딩 코스와 걷기 코스 : 황산공원 - 황산베랑길 – 원동역(순매원) - 가야진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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