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기술진흥연구소, '부실 방탄복' 5만여 벌 보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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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기술진흥연구소, '부실 방탄복' 5만여 벌 보급
  • 임소희 기자
  • 승인 2023.05.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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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성능 조작을 알고도 승인했다"
조작된 성능 시험. (사진=KBS)
조작된 성능 시험. (사진=KBS)

[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지난해 우리 군에 납품돼 장병들이 사용 중인 방탄복 4만9000여벌 중 대부분이 군이 요구하는 방탄 성능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18일 발표한 '장병 복무여건 개선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는 방위사업청이 2021년 12월 A군수업체로부터 방탄복 5만6280벌, 107억7800만원어치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언급했다.

우리 군이 설정한 성능 기준은 방탄복이 일정 거리에서 특정한 강도로 발사한 총탄을 막아줘야 한다. 이렇게 발사한 총탄을 맞은 방탄복은 어느 부위에서든 관통돼서는 안 되고, 방탄복이 찌그러지더라도 그 깊이가 44mm를 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A업체가 제작한 방탄복은 전반적인 성능을 높인 것이 아닌, 단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조작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성능 시험 중 총격이 가해지는 방탄복의 가장자리 3곳에만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댔으며 이에 더해 '유연성'을 측정하는 중앙 부위에 밀도가 낮은 방탄 소재를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감사원은 A업체가 방탄복 성능을 조작한다는 제보까지 접수됐지만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이를 알고도 제작을 승인해 줬다고 꼬집었다. 취약한 중앙 부위는 제외하고 덧댄 부위 경계 등으로 사격 위치를 조정해 방탄복을 시험한 후 방탄 성능을 충족한다고 판정했다.

감사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품질보증 업무를 소홀히 해 ‘성능미달’ 방탄복이 군에 보급됐다”고 지적함과 동시에 해당 방탄복은 외피 원단에 세폭직물이 줄처럼 식별돼 야간 위장능력이 떨어졌고,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A 업체에 대해 입찰 자격을 제한하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담당 연구원 2명에 대해 징계 처분하라고 기관에 통보했다.

202023114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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