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고교생, 학폭피해 토로 후 숨져..."당해보니 왜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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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고교생, 학폭피해 토로 후 숨져..."당해보니 왜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3.05.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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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NEWS 캡처
사진=KBSNEWS 캡처

[nbn시사경제] 우한나 기자

충남 천안의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 호소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25일 고(故) 김상연(18)군 유족 측에 따르면 김군은 11일 오후 7시 15분경 천안시 동남구 자택 자신의 방에서 심정지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1시간 40여분 뒤 사망했다.

이후 김군 가방엔 유서와 함께 3년간의 학폭 피해 내용이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김군은 수첩에 “학교폭력을 당해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내 꿈, 내가 하는 행동 모든 걸 부정당하니 온 세상이 나보고 그냥 죽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너희들 소원대로 죽어줄게”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학폭 가해자 처분) 1∼3호는 생활기록부에 기재조차 안 된단다. 안타깝지만 나는 일을 크게 만들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다. 내가 신고한들 뭐가 달라질까?”라고 밝혔다.

김군은 “담임선생님과 상담 중 학폭 이야기가 나왔지만 선생님은 나를 다시 부르지 않았다. 선생님이 부모님께 신고하지 못하게 겁을 준 것 같다”고 적었다.

이에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3년간 김군 관련 학폭위는 열린 적이 없고 최근 김군이 자주 결석해 학교에서 부모님께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학폭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고소장을 접수한 천안동남경찰서는 김군의 스마트폰, 노트 등을 바탕으로 김군의 담임을 맡던 교사 3명과 학생들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폭력 인지 후 학교 측 대응 지침을 규정한 학교폭력예방법이 있지만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며 “실질적인 폭행이나 학대 등이 있었는지를 중점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학교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나오는 대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kidss33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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