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혁명] 자가면역 질환과 아토피: 아이들 면역 시스템이 열 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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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혁명] 자가면역 질환과 아토피: 아이들 면역 시스템이 열 받은 이유
  • 조한경(Joshua Cho, DC) 기능의학전문의
  • 승인 2023.06.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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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경 기능의학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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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n시사경제] [nbn시사경제] 조한경(Joshua Cho, DC) 기능의학전문의

자가면역 질환은 외부 침입자들과 싸워야 할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정상적인 신체 일부를 외부 침입 물질로 오인하고 공격해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자가면역 질환으로는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제1형 당뇨, 류머티스 관절염 등이 있다.
개인의 위생 관념이 높아지고 사회적으로도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면서, 감염성 질환은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알레르기나 아토피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둘 다 우리의 면역 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흔히 알레르기 증상 하면 눈물과 콧물이 흐르고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 정도로 생각한다. 대부분 그렇지만 심한 경우엔 알레르기 증상만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2015년 여름, 미국의 16세 소년 스콧 존슨(Scott Johnson)이 가족들과 자주 가던 식당에서 팬케이크를 먹고 유제품 알레르기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챈들러 스윙크(Chandler Swink)가 땅콩 알레르기로 사망했다. 13세 소녀 나탈리 조지(Natalie Giorgi)도 여름 수련회를 갔다가 땅콩 알레르기로 사망했다. 미국에서는 땅콩 알레르기 사망 사고가 증가해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입학할 때 땅콩 알레르기 여부를 따로 묻는다. 그만큼 빈번하고 결과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땅콩 알레르기…… 내가 어렸을 때는 들어본 적도 없는 질환이다.
아동 음식 알레르기가 급증한 원인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2013년 발표한 자료가 있다. 1997년에서 2011년까지 4년 사이에 아동 음식 알레르기는 50% 증가했다.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주로 선진국에서 두드러진 현상이었다. 왜 그럴까? 과학자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몇 가지 유력한 원인들을 밝혀냈는데, 각 나라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의 경우 다음 여덟 가지 정도가 알레르기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사진=프리픽
사진=프리픽

첫째,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것.
2008년 1월 소아과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에 발표된 연구 결과다. 태어나서 첫 4개월간 모유로만 수유한 경우, 유제품 알레르기나 아토피, 여드름, 천식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였다. 가족력에 유제품 알레르기 위험이 높은 경우라 할지라도 모유 수유가 도움이 됐다. 모유에 포함된 알레르겐(allergen) 성분이 아기의 면역 시스템을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참고로, 분유의 성분은 83%가 당분이다. 간단히 말해 설탕과 기름이다. 식품 표기를 확인해보면 주성분이 콘시럽과 수크랄로스 같은 인공감미료이고 심지어 MSG가 함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수입산일수록 더 심하다. 모유 수유를 고집할 이유는 너무 많다. 참고로 모유가 안 나오는 안타까운 경우, 모유 수유 마사지가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제왕절개.
2013년 미국 ABC방송 리포트에도 소개된 바 있다. 자연 출산을 할 때 산도를 통해 아이가 나오면서 유익균들에 노출되는데,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한 아이들은 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제왕절개를 해야만 했다면, 모유 수유라도 잘하는 것이 좋다. 동물 시험이긴 하지만 클로스트리디아(clostridia)라는 유익균을 쥐에게 먹인 결과, 알레르기 예방 효과가 관찰되었다. 장내 유익균들이 우리 면역의 70%를 담당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글라이포세이트.
흔히 사용되는 제초제 농약이다. 땅콩 재배 과정에서 8~10일간 글라이포세이트를 살포한다. 글라이포세이트는 토양에 있는 영양소를 움켜쥐고 안 놓아주기도 하지만, 좋은 박테리아까지 싹 죽인다. 미국 기업 몬산토의 특허품인데 초기 특허 내용이 항생제였다. 사람이 섭취할 경우, 장내 유익균에 해를 끼치고 염증을 유발하는데 알레르기 증상을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먹어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농가에서 자라면서 글라이포세이트에 노출된 아이들 사이에서 더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과도한 위생 관념과 항생제 저항.
통계적으로 너무 깨끗한 나라에 사는 아이들에게서 알레르기가 더 흔하다. 세균과 흙을 접해보지 못해 오히려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가설이다. 자연주의 생활을 고수하는 미국의 아미시(Amish) 농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여럿 있는데, 아미시 아이들은 알레르기나 아토피가 드물다. 가공식품 섭취나 환경오염 노출이 훨씬 덜한 것도 이유겠지만, 자연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사실 자연에 노출되는 것은 위험을 동반한다. 그래서 살아남으면 더 튼튼한 면역력을 갖추게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감염성 질환으로 고생하거나 죽을 확률도 있다. 강한 놈만 살아남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진화의 과정일 수도 있다.
항생제에 장기간 노출되면 장내 유익균이 멸절되어 면역력이 떨어지고, 장점막 누수 증후군을 일으켜 알레르기나 아토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이 심해진다. 항생제는 남용될 경우, 세균이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갖게 되는 것이 문제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다. 손 세정제로 너무 자주 닦는 것도 항생제 저항을 유발할 수 있다. 뭐든 과하면 좋지 않은데, 지나친 청결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지=프리픽)
(이미지=프리픽)

다섯째, 가공식품: 트랜스지방과 식품첨가물.
가공식품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과자만 끊어도 증상이 개선되는 사례가 흔하다. 실제 상관관계가 존재하는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인지를 증명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몫이고 의사나 엄마 입장에서는 끊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식품업계는 식품첨가물이 안전하다고 항변하지만, 최소한의 안전일 뿐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가공식품이 증가하면서 식료품 가격이 낮아져 경제적인 면에선 도움이 됐지만, 건강 면에서 볼 때는 재앙 수준이다. 가공식품의 트랜스지방이 장내 유익균에 악영향을 끼쳐 알레르기 위험을 증가시킨다. 방부제도 알레르기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질산염이나 아황산염, 인공색소도 문제를 일으킨다. MSG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신경독소다.
가공식품이 제조 과정에서 교차 오염(cross contamination)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같은 공장에서 이것도 만들고 저것도 만들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그래서 요즘은 ‘본 제품은 ○○을 제조한 설비에서 함께 제조되었습니다’라고 표기해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여섯째, 화학 물질.
현대 환경은 화학 물질의 노출을 피할 수 없다. 세상 만물이 화학으로 이루어져 있긴 하지만, 인류에게 익숙지 않은 새로운 화학 물질들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이 문제다. 우리 몸이 이들 새로운 화학 물질을 효율적으로 분리해서 배출하는 방법을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태아로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화학 물질에 노출된다. 미국 환경 연구단체인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2004년 연구에서는 영아 10여 명의 탯줄을 분석한 결과, 287가지의 화학 물질이 검출되었다. 그중에는 발암 물질을 비롯해 신경독소까지 기형아 출산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물질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2007년 연구에서는 PFOA(perfluorooctanoic acid)에 노출된 쥐가 달걀을 접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관찰되었다. PFOA는 테플론 프라이팬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이다. 고어텍스 천이나 전자레인지 팝콘 포장지 외에도 카펫, 옷, 배낭 등에 두루 사용된다. 이러한 화학 물질에 반복적으로, 그리고 복합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일곱째, 대기오염.
대기오염은 자가면역 질환 중 천식 증가와 연관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2001년에서 2011년 사이 천식 환자가 28% 증가했다. 이는 기후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단순히 중국 공장이나 화력 발전에서 배출되는 탄소만이 문제가 아니다. 꽃가루나 자연적인 온난화도 탄소 배출을 증가시킨다. 출생 전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자폐증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 아동들은 대체로 기관지와 비강에 증상을 일으키는 음식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덟째, 장점막 누수 증후군.
장점막에 균열이 생겨 소화가 덜 된 거대 단백질이 체내에 진입하면, 우리 몸은 이를 병원균으로 오인하고 항체를 만들어낸다. 그다음에는 이와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것들을 모두 공격하는데, 우리 신체의 일부가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전형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마지막으로 백신 사용 증가도 의심해봐야 한다. 백신의 접종 목적은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현대 아동들이 접종받는 백신의 가짓수들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늘어나 있고 계속 추가되고 있다.
백신이 인위적으로 아이들의 면역 체계를 건드렸을 때, 백신이 본래 의도한 긍정적인 효과만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다. 병원체가 아닌 꽃가루나 땅콩에도 백혈구들이 쉽게 흥분할 수 있다. 바로 알레르기다. 미국 아동들의 경우, 유럽 아동들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백신을 접종받는다. 미국 아이들의 자가면역 질환이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보고서에는 백신 사용 증가가 누락되어 있지만, CDC가 다수의 백신 특허를 소유하고 있어 ‘백신 회사’와 다를 바 없다는 현실적 제약과,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난 지금의 백신 가짓수를 모두 혼합해서 접종했을 때의 위험에 대한 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백신을 의심 항목에서 섣불리 제외할 수는 없다.
자가면역 질환 중 아이들과 부모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이다. 영양학적으로 아토피 증상 완화와 치료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들이 있다.
아토피를 포함한 습진·피부염에는 감마리놀렌산이 도움이 된다. 감마리놀렌산은 오메가6 오일로 머리카락, 피부, 손톱 재생 효과가 오메가3보다 뛰어나다. 아토피 환자들은 피검사를 하면 리놀렌산 수치가 높게 나온다. 이는 리놀렌산 대사 활동이 저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요한 것은 리놀렌산이 아니라 감마리놀렌산인데, 감마리놀렌산으로 전환되지 못한 리놀렌산이 세포에서 흡수·사용되지 못하다 보니 혈중에 머무르게 되고, 피검사를 했을 때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감마리놀렌산 복용을 추천하는데(500mg씩 하루 두 번), 스피룰리나 같은 해초에 감마리놀렌산이 풍부하다. 스피룰리나는 자라난 환경에 따라 제품의 질 차이가 많이 나므로 신중하게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스피룰리나에는 감마리놀렌산 외에도 비타민 A, 비타민 E, 비타민 B 복합체 등이 풍부한데 모두 아토피 치료에 꼭 필요한 영양소들이다. 아토피 환자는 스피룰리나 외에도 아연과 철분이 결핍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
스피룰리나를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피해야 할 것들을 철저히 피하는 생활 수칙이다. 앞에 명시된 원인이 되는 것들을 최대한 멀리하고, 비누, 더운물, 트랜스지방(가공식품), 수면 부족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지은이 조한경 (Joshua Cho, DC)]
환자들을 향해 ‘병원에 오라’고 외치는 대신, ‘자기 병에 더 큰 관심을 가지라’고 잔소리하는 의사.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남가주대학(USC)을 졸업하고 2000년 카이로프랙틱 척추신경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에 위치한 진료실에서 열정적으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레이저 통증 클리닉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당시, 콜레스테롤 저하제 복용 환자들에게서 말초신경통이 흔하다는 사실과, 단순한 레이저와 약물 치료만 받는 환자들에 비해 지방산 복용을 처방한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더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본격적으로 영양학과 기능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항노화학회와 통합의학학회의 수련의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기능의학 보드 펠로 과정 중에 있다.
조한경 원장이 추구하는 진료는 환자들의 ‘질병을 관리’해주는 차원이 아니라 ‘진정한 건강’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유일한 방법은 ‘환자 교육’과 ‘영양’뿐이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다. 의사의 말이라면 맹목적으로 따르는 ‘무식한’ 환자들을 일깨우기 위해 왜 병이 생겼는지, 어떻게 하면 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지 환자 본인도 한 번쯤은 직접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는 환자의 관심이 치료 결과를 바꾼다고 확신한다. 
조 원장은 환자들에게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온 것으로 내 할 일은 다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주체가 되고, 의사는 도울 뿐이라는 것이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관절염, 골다공증, 암 등 대부분의 현대 성인병들은 환자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고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의 유튜브 채널 ‘Dr. Joshua Cho’는 1000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DrJoshuaCho.com

Drjoshuacho@alumni.usc.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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