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정유정, 핸디캡 극복 위해 피해자의 아이덴티티 훔치고싶어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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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정유정, 핸디캡 극복 위해 피해자의 아이덴티티 훔치고싶어 살인"
  • 조재희 기자
  • 승인 2023.06.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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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사진=채널A뉴스 캡처)
정유정. (사진=채널A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부산에서 '또래 여성 살인'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명문대생이었던 피해자의 신분을 훔치고자 살인을 저질렀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 씨는 사회적 유대 관계가 전혀 없고 폐쇄적인 성격에 고등학교 졸업 후 5년간 무직이었다. 그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은둔형 외톨이’로 생활했고 집에선 범죄 소설, 온라인 콘텐츠를 자주 본 것으로 밝혀졌다.

정 씨는 취업을 준비하며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검색해왔다. 특히 평소 방송 매체에서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살인에 관심을 키웠다.

정 씨 할아버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가 손녀를 잘 못 키운 죄로 유족들한테 백 배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10일이다.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다. 독서실, 도서관 이런데서 공부하고 있었다.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정 씨의 이웃 주민도 “손녀가 있는 것은 아는데 대화를 안 하니까 잘 모른다. 한 두 번 봤나. 인사는 제가 볼 땐 잘 안 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얌전하다, 착하다 그렇게만 지금까지 봐왔다”며 “할아버지는 사람이 굉장히 괜찮은 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의 신분 탈취(를 위한 범행이었을 것으로 의심된다)”며 “(피해자가) 온라인에서 인기 있는 과외 교사였지 않냐. (정유정은)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 여성의 아이덴티티를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얼핏 치밀하게 계획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신을 유기하려고 택시를 탔다가 적발되는 등 곳곳에서 정유정의 현실 감각이 매우 떨어지는 점이 드러나는 게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조영일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도 “사람을 해치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온라인에서 대상자를 물색한 점에서 사이코패스 기질이 짙어 보인다”며 “시신 유기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이며 연쇄살인 성향도 지녔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유년 시절 환경 등 개인적 사유로 쌓여있던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폭발하듯 분출되며 살인으로 이어졌다.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우기 어렵다는 게 이 같은 사건의 특징”이라며 “수년간 단절된 생활을 한 것도 정유정에게 악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족이 아닌 타인이 미리 이런 위험을 감지하고 돕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유정의 반사회적 인격장애 및 사이코패스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cjh70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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