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n시사경제] 김규리 기자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타개책으로 내세운 혁신위원회가 오히려 내부 혼란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당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들이 내년 총선 수도권 출마하거나 용퇴하라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권고에 대한 호응이 열흘 넘게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마지막 카드로 조기 해산을 고려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날선 발언으로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14일 혁신위에 "좀 더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정제된 언행을 했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방문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조기 해산설'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혁신위에)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서 당을 혁신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할 당시 "전권을 가질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혁신위를 향해 "일부 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 기강을 흐트러뜨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조기 해산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주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강하게 말씀드리는데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불출마 대상자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혁신위가 혁신안에 대한 공개적인 외면이나 거부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가만히 있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을 주면 저는 100% 확신한다. (중진·친윤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압박 기조를 유지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혁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출범 초기에) 혁신위원들끼리 ‘우리가 시나리오 안에서 움직이는 허수아비 역할을 한다면 조기 해산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희생 권고와 관련해 “지난번에 이야기해 놓고 결론 못 낸 부분들도 있어서 (4호 혁신안으로) 더 논의해 끝내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과 JTBC의 인터뷰에서 하 의원은 “2주 전쯤 인 위원장이 저한테 ‘다음 주가 되면 김 대표가 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며 “서울 출마도 안 하고 불출마도 안 하면 나중에 공천 탈락 리스트를 발표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긴장감이 조성된 데는 최근 지지세를 과시하며 혁신위 권고를 거절한 소위 '윤핵관' 핵심 장제원 의원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지지자 모임 행사를 갖고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연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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