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면제 인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차 소송 '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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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면제 인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차 소송 '각하'
  • 이성원 기자
  • 승인 2021.04.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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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재판부 1차 소송에서 일본군 위안부 배상 책임 인정..."국가면제 적용할 수 없다"
재판부 "국제관습법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어"
위안부 지원단체 네트워크 "재판부, 인간의 존언섬 회복을 위해 투쟁한 피해자들의 활동 철저히 외면한 것"
(사진=내외뉴스통신DB)
(사진=내외뉴스통신DB)

[nbn시사경제] 이성원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내리는 결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일본 정부에 '국가면제'(주권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이같이 판결했다. 국가면제란 다른 나라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1월 고(故)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본의 위안부 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일본의 불법 행위에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며 재판 관할권을 인정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국내법원이 다른 나라에 대한 소송에 관해 재판권을 갖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인 국가면제가 적용해야 한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의 청구를 각하한 것이다. 

재판부는 "우리 법원이 일본 정부의 재판권을 갖는지는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 동일한 효력을 갖는 국제관습법에 따라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 국가면제에 관한 국제관습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일본 정부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은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며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언급하며 "일본 정부가 자금을 출연해 설립된 재단을 통해 피해자 상당수에 현금이 지급된 만큼 유효적 대체적 권리 구제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합의에는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할 수 없다"며 "비록 합의안에 대해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지는 않았지만, 피해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는 거쳤고 일부 피해자는 재단에서 현금을 수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피고에 의해 많은 피해를 보고 한일 합의도 이들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다"라며 "법원도 한일 합의로 모두 해결됐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판결이 나오자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네트워크는 성명서를 통해 "인간의 존언섬 회복을 위해 투쟁한 피해자들의 활동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며 "국가는 다른 나라의 법정에서 피고가 되지 않는다는 이른바 '국가면제'를 주장한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는 "이번 판결에 굴하지 않고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nbn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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