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차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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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가 차서연
  • 장석용 평론가
  • 승인 2024.07.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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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춘의 메시지를 전하는 전통춤의 메신저

[nbn시사경제] 편집국

김백봉 장구춤
김백봉 장구춤

 춤길을 우윳빛 낭만으로만 알았다/ 바람 부는 날엔 길을 돌아갔다/ 큰 대문은 더 큰 바람을 맞이했다/ 들판엔 매화가 활짝 피어있고/ 무수골의 아침은 풍경처럼 신선해졌다/ 대지의 기운이 다시 솟아나고/ 실바람이 자연을 스치는 한낮/ 화문석 위에 효심이 실리면 춘앵이 춤을 추고/ 망월사 바람이 금세라도 밤알을 익힐 것 같다/ 노란 벌통에도 꿀들이 보리빛을 닮는다/ 만춘으로 가는 길목에 서 소녀는 봄을 축복처럼 두르고/ 화관무畵의 한가운데에 서서/ 햇살 가득한 평화를 뿌리면서/ 사랑의 찬가를 부른다/ 영원하여라! 
        
 차서연(車叙沿, CHA SEO YEON)은 4살 무렵부터 무용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후 그녀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활약하였고, 2010년엔 6.25전쟁 60주년 기념 UN 16개국 순회공연을 다니며 활동하였다. 
이후 선화예중·고를 거쳐 경희대 무용학과 및 동 대학원 무용학과 석사 졸업, 현재 경희대 공연예술학과 무용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무용의 정통 과정을 바르게 수학하고 나라의 인재로 성장해 가는 차서연은 전통춤을 일생의 화두로 삼고 헌신할 각오로 살아오고 있다.        
 차서연은 경희대 입학 때부터 안병주 교수의 지도와 안병주 춤이음 무용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이북5도 무형유산 제3호 김백봉부채춤 전수자이다. 안병주 교수에게서 「김백봉 장고춤 : 향기」, 「김백봉화관무」 을 사사했다. 
「김백봉화관무」는 ‘고전형식’으로 초연(1947.11., 평양)된 이래, 김백봉의 원각사 공연에서 「한삼에의 회정」(1959. 05.), 오사카 ‘엑스포 70’에서는 「수연(壽宴)」(1970. 05.) 등으로 표기되었다. 서울올림픽(1988)에서 이천여 명의 군무는 세계적 울림을 주었고, 대한무용협회 명무 17호로 지정(2020)되었다. 
 김백봉의 예술세계를 올곧게 보존 전승하며 ‘전통 창작 개념’의 신무용의 현재적 해석과 창작무용을 통한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춤·이음’의 2023년 레퍼토리 공연에서 차서연은 「김백봉화관무」를 추었다. 「김백봉화관무」는 필수 대목을 제외하고 늘 상체를 곧게 유지한다. 
차원 높은 품격의 귀태와 화려한 무세가 압도적이다. 차서연은 이음을 수계하면서 디딤과 사위에서 이르는 움직임과 표정 연기에서의 매력, 짜임새 있는 춤으로 기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개성적 아름다움과 즐거움의 축조 방식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모서리(EDGE)는 서로 다른 두 줄기가 만나는 지점을 의도하며, ‘전통과 창작’의 만남 등 다양한 만남의 의미를 담고 있다. 차서연은 ‘춤·이음’의 ‘EDGE II’ 공연에서 선보인 여섯 편의 신무용 가운데 두 편을 사사했다. 
차서연은 김백봉의 「김백봉화관무」, 「김백봉부채춤」, 「김백봉장구춤」을 전공과목으로 오랫동안 학습해 왔다. 학습을 거듭할수록 신무용의 매력과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녹음방초」, 「광란의 제단」, 「청명심수」와 같은 창작성이 짙은 작품보다는 전통춤에 더 가까운 춤에 주력해 왔다. 
 차서연은 리틀엔젤스 6.25전쟁 60주년 기념 UN 16개국 순회공연(2010)을 경험으로 대학에 입학한 뒤에 안병주 교수의 지도로 고무신 춤축제 「선의 유동」(2019), 고무신 춤축제 「타의예」(2021), 보훈댄스페스티벌 초청공연 「우리 춤 전시회」(2022), 제25회 서울세계무용축제 「한국의 춤 유파전」(김백봉류)(2022), 한국명작무대제전(2022), 안병주 춤이음 기획공연 EDGE 「김백봉장구춤 : 향기」(2022), 국악콘서트 판 「김백봉부채춤」(2023), 제44회 서울무용제 무념무상 1 「김백봉부채춤」(2023), 안병주 춤이음 기획공연 EDGE 「김백봉화관무」(2023), 안병주의 춤 「무 : 말하다」(2024)에 출연하며 가벼운 춤 나들이 경력을 쌓았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김백봉부채춤 전수자인 차서연은 2023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로부터 제43회 뉴제너레이션부문 청년예술가로 선정되었다. 
김백봉춤 이음을 수계하면서 디딤과 사위에서의 움직임, 표정 연기에서의 매력, 짜임새 있는 자신감의 춤으로 기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성실한 주제 해석, 개성이 두드러지는 미적 축조 방식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무용학도로서의 무한 가변의 가능성과 화려한 무세의 품격은 압도적이다. 아울러 최승희 춤 작품의 보존과 신무용 해석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차서연은 고풍스러운 품격에서 춤 문명을 일구던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는 무용수이다. 차서연은 ‘춤·이음’ 무용단의 단원,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김백봉부채춤 전수자, 경희대 무용학부 졸업 및 대학원 석·박사 학습에 걸친 김백봉의 후예이다. 
지난해 서강대 메리홀에서의 김백봉 신무용의 재현은 K-전통춤의 ‘황금적 가치’를 재인식시키고, 대외적으로 국제 진출에 최적합한 공식적 틀을 제시한 공연이었다. 차서연은 리틀엔젤스 단원 시절의 경험에서부터 현재의 춤 작업에 이르는 과정을 국제화의 거름으로 끌 수 있을 것이다.
 차서연은 당대의 무사(舞師) 김백봉처럼 순수 전통춤에서 전통춤을 변주시킬 능력을 소지하고 있다. 욕심을 자제하는 평정심으로 전통춤 자체를 사유의 대상으로 삼아 정진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화려한 복식 속에 자신의 역할을 찾아 스스로 꽃으로 현현(顯現)하는 품성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방대한 무용 형식 속의 극소수만이 우주를 향하여 메아리가 될 수 있다. 차서연은 끝없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갑옷에 버금가는 무복(舞服)을 입고 굳건히 전통춤(신무용)을 지켜나갈 인재임이 분명하다. 앞으로도 안병주 교수의 지도아래 많은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장도에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장석용(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은  중앙대 외국어과 및 동 신문방송대학원과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에서 수학한 시인이자 무용·영화평론가이다. 신일고 교사, 경희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과 서경대에서 대학원에서 문화비평론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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