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피부에 집을 짓는 사마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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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피부에 집을 짓는 사마귀,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면역
  • 이용복 기자
  • 승인 2020.03.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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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운결한의원 대전점 류승경 원장
사진=고운결한의원 대전점 류승경 원장

[nbn시사경제] 이용복 기자=외부 접촉이 많은 피부를 통해 들어와 자가증식하며 양성종양을 일으키는 HPV(인간유두종바이러스)나 몰로스캄 바이러스는 통칭 ‘사마귀’라는 질환의 주범이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 피부에 집을 짓고 사는 특이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가 지은 집이 바로 구진이나 각화 같은 사마귀 병변임 셈이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과 오래 공존해온 친숙한 바이러스로 어디든 존재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몸에 들어오면 강력한 인간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공격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방어력이 떨어져 있으면 사마귀 바이러스의 집 짓기 활동을 제압할 수 없어 피부 변형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저하게 피부 면역이 떨어진 아토피나 비염 환자, 지루성 피부염 환자에게서 사마귀 동반 증상이 아주 흔하다.

●손발의 사마귀

사마귀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의 피부 및 점막으로 감염되는데 환자 비율은 10대가 많은 편이다. 사마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피부나 점막의 표피에 세포 과다증식이 일어나 1cm 미만의 오돌토돌한 구진이 솟는다. 이것이 티눈인지 각질인지 구별하기 어려워하는 환자들이 많다. 물리적 압박으로 생기는 티눈은 전염성도 없고 깎아내도 출혈이 없으나 사마귀는 점상출혈(點狀出血)이 나타나며, 전염되는 특성이 있어 본인의 다른 피부나 혹은 타인에게서 증상이 이어질 수 있다. 사마귀는 통증, 가려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번지는 시기에는 주변 피부가 살살 가렵고 발바닥 쪽 사마귀는 커지면서 체중의 압박으로 안으로 자라 신경을 자극하면 아플 수도 있다.

사마귀 부위를 물어뜯거나 자꾸 만지지 말고, 손톱깎이로 자르거나 사마귀를 녹인다는 연고, 냉동치료나 레이저치료를 통해 오히려 환부의 손상이 커지는 경우가 흔하니 주의한다. 또 사마귀가 번지면서 손톱과 발톱이 노랗고 딱딱하게 변형되고 사라지기도 하니, 그 전에 조기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얼굴과 가슴의 편평 사마귀

편평 사마귀가 얼굴과 가슴에 있는 경우, 처음에는 점이나 트러블로 오해하기 쉽다. 올록볼록한 요철이 생겨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 진한 갈색으로 변하므로 추후 미용상 스트레스가 심한 것이 편평 사마귀다.

사마귀가 성하거나 번지고 있을 때, 전염이 쉽게 되니 접촉을 삼간다. 임신 중 편평사마귀가 생겨 아기에게 전염될까 우려하여 레이저로 제거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마귀를 물리적으로 없앴더라도 바이러스는 체내에 남아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광범위하게 퍼진 사마귀를 일일이 제거하려면 노력이나 비용이 많이 드는데 면역 상태가 좋아지면 쉽게 치유되는 특징이 있어 한의학적 치료가 더 알맞은 유형이다. 타인이 보기엔 통증도 없고 별것 아닌 질환이지만 환자의 고민은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

●생식기의 사마귀, 첨형콘딜로마(곤지름)

대개 접촉을 통해서 잠복기(2-3달)를 거친 후 병변이 성기, 항문 부위나 그 주변에 나타나는 사마귀로 초기의 구진이 시간이 흐르면 닭 볏 모양이 되는 특징을 보인다. 간혹 접촉 없이도 숙박업소나 화장실, 대중탕 등의 장소에서 우연히 전염되기도 한다. 중요 부위에 병변이 생긴 수치심과 함께, 접촉하는 상대에게 옮길 수도 있어 행동의 제한을 받게 되어 정신적 부담이 매우 큰 질환이다. 심각해지면 질 내부나 항문 안쪽으로도 번지고 관계 시 출혈이나 배변의 어려움까지 겪을 수 있다.

곤지름은 초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니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성접촉이 활발한 시기의 성인에게서 흔히 보이는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관계나 접촉을 피해야 하며,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면역 관리가 우선이다.

●어린이 피부, 아토피 피부를 위협하는 물사마귀

3~6mm의 매끈하고 동그란 모양의 구진이 오돌토돌 얼굴, 몸통, 팔다리 등에 나타나는 물사마귀는 주로 소아 환자가 많다. 어린이집 등에서 바이러스 전염이 되어 오는 사례가 흔한데, 일부러 터트리거나 긁으면 퍼지고, 병변이 커지니 주의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거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어린이는 대중탕, 수영장, 물놀이 시설 출입 시 물사마귀를 조심해야 한다. 이 질환 역시 여러모로 제거보다는 면역치료가 좋은 해결 방법이며 조기에 치료해야 번짐과 흉터를 막을 수 있다.

사마귀를 치료하려면 피부와 인체 전반의 면역체계가 강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사실 환자는 외부로 드러난 사마귀를 없애는 것을 치료라고 착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없애도 재발, 또 없애고 재발하기’를 반복해 본 환자들은 그런 노력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면역이 많이 떨어진 환자들은 체력 복구가 사마귀 치료의 관건이 되므로, 효율적인 사마귀 바이러스 제거와 극복을 위한 치료와 함께 규칙적 생활 및 건강한 식이, 순환을 위한 운동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 고운결한의원 대전점 류승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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