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가 신숙경, 대장정에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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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가 신숙경, 대장정에 나서다
  • 장석용 예술평론가
  • 승인 2024.09.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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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세상은 낯설기만 하다”

[nbn시사경제] 편집국

신숙경 한국무용가. 무희무브먼트 대표. 사진=장석용 제공
신숙경 한국무용가. 무희무브먼트 대표. 사진=장석용 제공

한국무용가 신숙경은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무용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녀는 현재 한양대 겸임교수, 인천대·진주교육대학원 강사로서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대문 광무대의 ‘Hit The Stage 6’에 발표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두번째 컨셉」 외에도 올해에만 제33회 전국무용제 사전행사 제주창작무 기획공연 「사이 섬」(퍼포먼스 코디네이터), 무희무브먼트 제1회 프로젝트 「FILL IN THE BLANKS」 (기획·안무·출연), 앙코르 바흐 무브먼트 프로젝트 「잃어버린 연결」(안무·출연)의 공연을 이어간다. 

기억의 촉수로 과거의 흔적을 찾아 경계를 세우고, 성벽의 틈새를 채우면서 열정을 심화시키는 작업이 계속되었다. 곡식은 여물었고 출애굽의 기적을 기억하게 되었다. 
비어있던 가슴을 조용히 맑은 기억으로 채웠다. ‘흔들리지 말자!’를 되뇌며 바람부는 제주의 바람 신에게 자신의 미래를 고했다. 그 대답이 명징한 「걱정하지 마세요」, 새로운 도약의 「두번째 컨셉」으로 떨어졌다. 
이글대던 태양이 시베리아 기단과 만난 것 같은 순간이었다. 소금기 없는 비가 내리고 무대는 하와이의 연정을 불러내고 있었다. 그녀의 춤은 낭만이다. 

유네스코 태평무 전수자(2023)인 신숙경은 10월에는 ‘2024 한국전통의 100인전’ 「산조」의 출연을 앞두고 있다. 큰 키와 균형 잡힌 체격에서 품어내는 기교가 인상적인 진주검무 전승자(2023) 이기도 한 신숙경은 김영희 안무의 「계시록」(2000) 출연 이래로 다양한 출연과 안무작을 생산해 왔다. 

예술감독·안무로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
올해에만 <#무용키워드>(2024), <작은예술론>(2024), <The A Movement>(2024), <무용개론>(2024)을 간행하며 자신의 이론적 경험치를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스승 김영희의 부재 후 침잠했던 그녀의 열정이 다시 타오르기 시작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2019년 타계한 스승 김영희를 추모하는 공연 「아무도 2」(2020)와 쥴라이 페스티벌 「그날의 기억」(2020) 출연하며 슬픔을 같이한다. 
다음 해에는 추모기획공연 「그녀」(2021) 출연과 24시간 프로젝트 해금과 하프의 만남 「그냥 알게 되는것들」(2021)의 안무·출연으로 시간을 좀 더 투자한다. 
이어 24시간 프로젝트 시즌 4 stage 24 「And...End」(2022) 안무·출연, 바흐X 무브먼트 프로젝트 「시절」(2022) 안무·출연, 제37회 한국무용제전 출연(2023), 「anew」(2023) 예술감독·안무로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한다. 

신숙경의 2020년대 이전의 안무·출연작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졸업작품 「바람꽃」(2000)과 SIDDANCE 젊은 무용가의 밤 「진아원비아」(2004)를 제외하고 무트댄스(Mut Dance) 워크숍 퍼포먼스로 구성된다. 

「거미의 길은 젖어있다」(2003), 「끝...그리고」(2005), Mut dance 차세대 안무 페스티벌 「아직도..끝」(2011), 「보이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2012, 제14회), 「그순간, 그리고 문득」(2013, 제16회), 「Blance」(2014, 제17회), 「Move up」(2015, 제18회)까지 이어진다. 안무·출연작은 출연작과 달리 많은 기간을 투자해야 한다. 
김영희 무트댄스 정기공연에서 심숙경은 「마음을 멈추고」·「어디만치 왔니」(2018), 「여기에2」·「지금 여기」(2017), 「2015 살풀이 돌아서서」(2015), 「이제는」·「아무도2」·「아베마리아」·「그곳」·「돌이킬수 없는 걸음」·「마음을 멈추고」·「몽」·「여기에1」(2014), 「후회」(2012), 「마음을 멈추고」·
몸으로 사색하는 철학자

「내안의 내가」(2011), 「부모은중경」·「기억」(2010), 「모르는 사이에」·「달아」·「독백」(2009), 「눈을 감고」(2005), 「마음을 멈추고」(2005), 「몽」·「말하지 않고」(2004), 「내안의 내가」(2004, 2003), 「달아」(2002), 「부모은중경」(2001), 「계시록」(2000)에 출연한다. 
신숙경이 안무하고 출연한 작품들의 대다수는 철학적 함의의 시적(詩的) 유희를 보여 준다. 안무작의 분위기는 차오르고 그물망으로 거르지만, 걸리지 않는 바람 같은 세상은 낯설기만 하다. 

낭만시를 떠올리는 6·70년대 프랑스 영화의 분위기가 연상된다. 허무함은 불확실성을 낳고 시계 제로의 상황은 질식할 듯하다. 신숙경은 작품에서 도시의 방랑자가 되거나 시인이 되어 왔다. 몸으로 사색하는 철학자 신숙경은 2020년 이전과 이후로 작가의 작품 경향과 수준을 구분하고 균형감과 동력원을 찾고 있다. 
9월 발표작 「걱정하지 마세요」, 「두번째 컨셉」으로 신숙경 작품의 경향을 살핀다. 「걱정하지 마세요」에서 안무가는 현대사회의 인간과 사물의 변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재적 움직임은 희망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안무작들은 희망의 부재라는 결론 자체가 하나의 정답이라는 관행에서 벗어나 있으며, 관객에게 주변 세계의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마법적 미스터리는 움직임의 풍부함으로 탐구심을 가동한다. 신숙경은 익숙하지만, 낯선 스토리, 꽃비 내리는 장면을 느긋하게 바라보듯 음미하게 만든다. 
「두번째 컨셉」은 불확실한 상황에 부닥친 인간의 반응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무답을 받아들이는 의미를 조명하고, 이러한 상황을 하나의 유효한 해답으로 설정한다. 
이 작품은 안무가 만의 개념 탐구 작업이다. ‘나와 춤’의 관계를 자문한다.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데페이즈망 기법을 원용한다. 데페이즈망 기법은 움직임으로 전환된다. 

신숙경 안무의 걱정하지 마세요.
신숙경 안무의 걱정하지 마세요.

푸른 말의 기운으로 질주
안무가는 고립, 변형, 변화,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의 계기,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 역설과 개념의 양극성을 고민한다. 김영희 춤의 분위기가 스며든다. 
신숙경은 세종대 무용콩쿨 한국무용부문 학생부 특상(1994), 예원학교 무용과 공로상 수상(1994), 중앙대 무용콩쿨 창작부문 창작부문 대상(1996), 서울예고 공로상 수상(1997), <공연과 리뷰> 2020년도 PAF 춤연기상(2021) 등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왔다. 

무용전공자의 몰입경험이 공연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 연구 학위논문(석사, 2008), 무용작품 <Concept>에 관한 연구: 데페이즈망을 중심으로 학위논문(박사, 2022), 무용작품 <Concept>에 관한 연구(무용역사기록학회(KCI), 2024) 등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신숙경의 언급된 작품 이외 출연작들은 스승 김영희 활동 분야에 따른 다양한 지역과 춤 페스티벌에 걸쳐 있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한 2000년 이화여자 대학교 예배당 무용공연 「계시록」에 출연하면서 발아한 그녀의 무용은 한국무용 가운데 주로 창작무용 편에 집중하고 있다. 
그녀의 춤은 이제 긴 하안거를 마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푸른 말의 기운으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한국무용의 새로운 희망의 빛을 보게 된다. 안무가는 자신의 주장처럼 늘 예술 발전의 희망을 써내야 한다. 
장석용(무용평론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신숙경 안무의 두번째 컨셉.
신숙경 안무의 두번째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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