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독립을 위해 온 집안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았던 우당 이회영 선생과 그의
형제, 동지를 기리는 이회영기념관이 서울 종로구 사직동 옛 선교사 주택인
‘묵은집’에 새 터전을 잡았다.
지난 3년간 남산예장자락에서 월평균 1천 명이 넘는 시민들과 만나며 많은 사
랑을 받았던 이회영기념관은 새 터전에서도 이회영 선생의 숭고한 뜻과 정신
이 담긴 공간으로 시민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이회영 선생의 부인이자 동지인 이은숙 선생이 서울에서 활동할 적 머물던 당주
동 집과는 고작 몇백 걸음 떨어져있다. 이회영 선생의 동지인 신흥무관학교
교관 김경천 장군 집터 또한 기념관 바로 아래에 자리한다.
시는 오랫동안 닫혀있던 사직동 묵은집에 이회영기념관 이전을 위해 정원을 새롭
게 가꾸고 전시실을 기획하는 등 기념관 안팎을 새단장했다. 이회영기념관은
오는 2026년 이회영 선생 집터 인근의 명동문화공원 내로 완전 이전할 때까지
이곳에 머물게 된다.
이번 개관식에서는 기념관 이전 개관 축하의 의미를 담아 이회영 선생의
육필 편지를 최초로 공개한다. 개관 기념 특별전 <등불 아래 몇 자 적소>를
통해 공개되는 유품은 편지 총 20장 13통과 편지 봉투 8장, 부친 이회영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딸 규숙의 전보 3장이다. 해당 유품은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이 부친의 유품을 정리하던 2023년 겨울에 발견했다.
편지의 대부분은 이회영 선생이 한국 광복을 위해 독립운동기지로서 만주를 포기
할 수 없어 만주행을 결심할 무렵인 1931년에 쓴 것으로 거의 백 년 만에 세상에
공개되는 셈이다.
특히 현재까지 남아 있는 작품보다 묵란을 훨씬 더 자주 그렸고 독립투쟁자금을 확
보하기 위해 이를 조국으로 부쳐 팔았다는 편지 내용은 이회영과 묵란의 관계, 그리
고 예술가 이회영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부분이다.
2층 전시실에는 이회영 선생이 그린 그림과 부인인 독립운동가 이은숙이 쓴
‘서간도 시종기’와 육필 원고 등이 전시돼 있다. 체코군단의 지원으로 독립
군이 사용했던 모신 소총과 안중근이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사용했
던 권총과 같은 종인 FN M190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
다. 자세한 내용은 이회영기념관 누리집(http://leehoeyeong.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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