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홍명보·클린스만 선임 과정서 규정 위반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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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홍명보·클린스만 선임 과정서 규정 위반 발견돼"
  • 채세연 기자
  • 승인 2024.10.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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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출처=MBC 뉴스 캡처)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사진출처=MBC 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채세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내부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문체부는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종 결과는 오는 10월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를 추천했고, 면접 절차 역시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않게 진행됐다. 또한, 홍 감독을 선임하는 이사회 결의는 이미 감독 내정과 발표가 이뤄진 후 형식적으로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 따르면, 감독은 전강위(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이사회의 의결로 임명된다. 그러나, 마이클 뮐러 당시 전강위원장과 축구협회는 전강위가 구성되기 전에 이미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20여 명의 후보와 접촉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강위원들은 선임 과정 초반부터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김정배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를 위임받아 최종 후보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을 마친 뒤 이 기술이사는 후보들의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해 정 회장에게 보고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정 위원장의 요청으로 기술총괄이사에게 해당 역할을 맡겼다"고 주장했지만,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이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기술이사가 감독 추천 권한을 가졌다는 협회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면접 과정에서도 규정 위반이 있었다. 이 기술이사는 거스 포예트와 다비드 바그너라는 외국인 후보들과 해외에서 면접을 진행한 후, 홍명보 감독과는 국내에서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과 달리,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 없이 기술이사 단독으로 ▲오랜 대기 후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도중 감독직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전강위의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에서 선임이 이뤄지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고 문체부는 지적했다.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인 하자가 발견됐으나, 이로 인해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협회가 국민 여론과 상식, 공정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 결과 중 클린스만 감독의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에 대해서만 일부 인정했으며, 나머지 결과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뿐만 아니라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및 지도자 자격관리 등 주요 사업에 대한 특정 감사도 진행 중이라며, 행정 처리의 적정성과 업무 관행, 제도 개선 필요성을 면밀히 조사한 후 10월 말에 종합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myour_cha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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