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하다 죽었나"...이태원 참사 막말에 유족 대표 "비참하고 기운 빠져"

2022-12-13     이원영 기자
이종철(오른쪽)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있다. (유튜브 화면)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이태원 참사 유족 대표가 유족들을 향한 정치인들과 일부 인사들의 무책임한 발언에 분노를 표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저희가 창립총회를 가졌을 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하신 말씀은 저희한테 댓글보다 더 충격을 줬다. 그리고 창원시의원도 ‘시체팔이 하지 마라’고 어제 공연히 이야기했다”고 분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출범을 언급하며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또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비례)은 전날 페이스북에 “꽃같이 젊디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들을 두 번 죽이는 유족들”, “우려먹기_장인들”, “자식팔아_장사한단소리_나온다”, “나라구하다_죽었냐” 등 막말을 쏟아내 유족들에 대한 '2차 가해'란 비난을 샀다.

이런 발언들에 대해 이 대표는 “너무 기운이 빠진다”며 “현재 저희가 딱히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정치단체가 아닌데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호도되는 게 너무 비참하다”며 “일부러 저희를 정쟁 쪽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정부에서 조치를 취해주고 추모공간이나 저희가 만날 수 있는 장소라든가 책임자 규명을 먼저 했다면 협의체를 만들 이유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미나 의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족을 이용하는 단체를 향한 발언이지 유족을 향한 발언이 아니다”며 “유족들이 들었을 때 부적절한 내용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변명했지만 창원시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며 징계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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