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지방 발전은 지방이 주도하도록 권한을 이양해야죠"

2025-02-05     김아림 기자

[nbn시사경제] 김아림 기자

이정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1월 16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현 전 의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 대표와 3선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 등 여러 요직을 거쳐온 그는 현재 지방자치 발전에 힘쓰고 있다. 이번 자리에서는 정치 현안부터 지역 발전 과제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Q 당 대표 역임, 3선 국회의원, 청와대 정무 홍보수석 등 여러 요직을 거치며 ‘정치인 이정현’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럽습니다. 이정현 전 의원의 정치 인생 궤적을 간략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A 항상 양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정당의 간사병부터 17계 계단을 거쳐 당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30년간은 파란만장한 정치 수련 기간이었으며,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 최고위원, 당 대표를 역임했던 기간은 모두 합쳐도 10년 남짓한 기간에 불과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합동유세를 보고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품었습니다. 그때부터 연설 연습을 하고 정치인들의 전기를 읽으며 소년한국을 정기구독했으니 제 정치 인생은 올해로 58년째 되는 셈입니다. 그 사이에 광주광역시의원부터 국회의원, 도지사, 당 대표까지 선거를 총 10번 치러 4번 당선되었으니 4할 타자입니다. 
거의 호남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정치하는 동안 다양한 일, 사건, 사람들을 겪고 만나 보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정치가 무엇인지, 바른 정치가 어떤 것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말하기는 쉽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 정치입니다.

Q 정치 이야기가 나온 김에 계엄과 내란, 그리고 대통령 체포 사태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하며, 어떻게 결말이 날 것으로 보시나요?
A 우리 정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재주를 가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수가 반사회적인 인사들이 이끄는 우리나라 지금의 정국 향배를 무슨 초능력으로 정확히 맞출 수 있겠습니까? 이번 사태는 지금까지의 정치투쟁들과 다른 양상입니다. 저는 내란이 아니라 내전이라고 봅니다. 이번 싸움은 체제 전쟁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 전반 구석구석에 침투해 있는 반국가 세력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싸움을 걸었다고 생각합니다. 슬프고도 무서운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돌입했기에 앞으로 더 이상의 체제 전쟁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이번이 우리나라에서의 이념전쟁 시작의 끝이 될 것입니다.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내란혐의가 인정되든 인정되지 않든 대한민국 정치 대변화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보수가 잠을 깼습니다. 좌파가 적수를 만났습니다.

Q 이정현 전 대표는 현재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그렇다면 지방자치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까지 무엇이 지방자치의 발목을 잡아왔는지도 궁금합니다.
A 지금 지방자치는 호박에 줄을 그어 놓은 수박일 뿐입니다. 여전히 왕조시대부터 해 온 중앙경영시스템입니다. 재정권, 조직과 인사권, 입법권, 계획권이 전부 중앙에 있습니다. 중앙정부는 시혜와 은전을 베풀듯, 정치적 선심을 쓰듯 총선과 지방선거를 의식해 나눠주기식 예산 배분을 합니다. 
각 지역의 특성을 해당 지자체가 이를 특화해 제대로 된 지역 간 발전 경쟁을 하게 해야 함에도 중앙부처가 다 거머쥐고는 획일적 지방정책을 펼칩니다. 선거로 당선된 지자체장은 지역을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권한들이 거의 없습니다. 지방 발전은 지방이 주도하도록 권한들을 과감히 이양하고 지방자치 간에 경쟁을 붙이게 되면 죽기 살기로 지자체장들이 뛰게 되어 있습니다.

 

Q 지역 발전을 위해 역대 정부가 저마다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고 본다. 그중 어느 정권이 비교적 가장 잘했다고 보시는지, 또 언제부터 수도권 집중 현상이 이렇게 심화하였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A 단연코 박정희 대통령입니다. 여천에 화학단지를 만들고 전남대에 화공학과를 최대한 키웠습니다. 지역 인재들이 지역에서 대기업에 취업하도록 한 것입니다. 창원에는 대규모 중공업 단지를 조성했고, 부산대에 기계공학과를 키워 지원했습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확장해 구미 전자 공업단지에 고급 인력을 공급했습니다. 모든 시도에 공고와 상고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숙련공을 배출하고 현대식 회계를 뿌리내리게 했습니다. 지방공항, 지역항만, 각 지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물론 공업용수와 공업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했습니다. 대전 밑 대덕에 최고 두뇌급 과학자들이 마음 놓고 가족들과 이사가 살도록 꿈의 보금자리를 조성해 주었습니다. 서울에는 63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살지 않도록 그린벨트를 꽁꽁 묶어 버렸습니다. 
심지어 충청지역으로 청와대를 옮기겠다고 부지를 물색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의 분교를 지방에 설립하게 하고 계룡대 등 지방으로 옮길 수 있는 국가기관은 전부 지방으로 이전시켰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들은 수도권의 표를 의식해 야금야금 수도권 규제를 다 풀었습니다. 지방소멸이라는 국가 제1의 재앙을 가져온 것입니다. 국가 대개조의 각오로 복합적인 지방소멸 문제를 풀지 않고는 수도권이건 비수도권이건 나라 전체가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Q 다시 정치 이야기를 돌아가 보겠습니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집권 후반부나 퇴임 후에 소망스럽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통령제에는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시나요?
A 가장 큰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제입니다. 더구나 6공 헌법은 완전히 승자독식입니다. 이제는 국회까지 다수당 독식이라는 신종 독주를 따라하고 있습니다. 다수당을 차지하니까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횡합니다. 정치 망국입니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습니다. 
대통령의 통(統) 자는 ‘다스릴 통’, ‘거느릴 통’입니다. 영(領) 자 또한 ‘다스릴 영’, ‘거느릴 영’입니다. 다스리고 거느리는 데 대(大)자까지 붙었습니다. 민주 국가에서 소(小)통령도 지나친데 실제로는 모든 대통령이 ‘태(太)통령’ 노릇을 합니다. 
더 나쁜 정치의 온상은 청와대입니다. 몇천 년을 왕궁으로 써온 대통령 집무처입니다. 비밀과 권위주의, 권력과 일반 국민과의 소통 단절이 바로 청와대였습니다. 또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이 헌법상의 국가기관이고 자연인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깨닫지 못해왔습니다. 
기관은 개인적 선호나 이념에 따라 친분 인사, 사적 감정을 가지고 대통령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대통령은 국민의 심부름꾼입니다. 모든 일을 주인인 국민께 설명하고 허락받아야 하며, 국민이 원하고 시키는 일 위주로 먼저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그런 것들을 소홀히 해온 결과가 대통령들 스스로 말년에 힘들어진 이유라고 봅니다.

Q 2026년이면 우리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럼에도 국내외적으로 여전히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정치권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가장 큰 과제는 개헌입니다. 5년 단임제 개헌한 지 38년이 지났습니다. 오래되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 아닙니다. 승자독식 구조에 제왕적 행태의 폐해가 큽니다. 4년 중임 대통령제로 하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익숙한 대로 국민이 선출하며,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든지, 어쨌든 총리 권한을 강화하여 권한을 분산시켜야 합니다. 
또한, 제헌부터 개헌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개헌을 주도하면서 정략적 개헌이었다는 평을 듣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국민 1천만 명 서명운동을 통해 국민청원 형태로 국민 헌법을 만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현 대통령이든 차기 대통령이든 자신의 임기를 단축하여 다음 총선 때 4년 중임 대통령을 선출하자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에 동의합니다. 
다음으로는 선거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지역구 절반, 비례대표 절반으로 국회를 구성하여 전국적인 인물이 국회에 진출함으로써 국회의원 수준을 좀 높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나 계층과 분야별 직능대표들이 다수 의회에 들어와 다원성과 다양성을 발휘하게 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40대 이하 젊은 층 인구 비율에 맞게 1/3의 석을 반드시 그들에게 배정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리더들이 훈련받고 국정을 익힐 기회를 줘야 합니다.

Q 이번에는 MZ세대, 즉 젊은 세대들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40세 이하와 MZ세대들은 인구 면에서 숫자상으로 1/3이 넘습니다. 더구나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중추 세력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부모 세대들과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많습니다. 경험도 기대도 요구도 크게 다릅니다. 우선 정치권은 이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부처와 모든 투자기관, 그리고 각 분야 정무직에 이들의 자리와 몫이 필요합니다. 
뉴질랜드에서는 39세 여성 총리도 나왔습니다. 유럽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국회의원 공천을 포함하여 의도적인 젊은 사람들 몫 배정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정치적 견해도 반영되어야 하고, 더 험한 미래를 대비한 훈련도 필요합니다. 자리뿐만 아니라 국가 예산과 정책 등 모든 분야에서 40대 이하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실질적인 여건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책임 있는 국가의 일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창의력과 열정, 애국심을 전폭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Q 끝으로 본인의 향후 계획은?
A 다가올 차기 대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글 사진 김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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