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분석] 서울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3.3%…예방 대책은 교실까지 닿고 있나?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 6.5%…연령에 맞춘 조기 개입 필요 신고 창구 넘어 보호·상담·재발 방지까지 정책 실효성 점검해야

2026-09-10     정혜민 기자
사진=nbn시사경제 Chat GPT 이미지 생성

[nbn시사경제] 정혜민 기자

서울 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교육당국의 예방·보호 정책에 과제를 던지고 있다. 피해 응답률이 전체 3.3%, 초등학생 6.5%로 나타나면서, 학교폭력 대책이 학생들의 일상에서 얼마나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시교육청의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로 제시된 수치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서울 학생 가운데 3.3%가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은 6.5%로, 어린 학생들의 관계 형성과 갈등 상황에 맞춘 예방교육과 보호 체계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피해 응답률은 설문 참여 학생 중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다. 학교폭력 심의에서 인정된 사건 수나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 건수와는 구별해야 한다. 학생들의 폭력 인식과 응답 태도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수치만으로 실제 발생 규모나 특정 정책의 실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피해 경험이 보내는 신호를 가볍게 다룰 수는 없다. 교육당국이 살펴야 할 것은 학생들이 어떤 상황을 폭력으로 경험했으며, 도움을 요청했을 때 학교가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했는지다.

정부가 예방교육과 관계 회복을 정책에서 배제해 온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2025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상적인 갈등의 교육적 해결을 지원하고 사회정서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이 교실에서 피해 예방과 회복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이다. 

이번 결과를 계기로 점검해야 할 첫 번째 허점은 신고 이전 단계의 대응이다. 학생의 자발적인 신고에 과도하게 기대는 체계라면, 피해를 설명하기 어렵거나 도움 요청을 망설이는 학생이 보호에서 누락될 수 있다. 담임교사의 생활 관찰과 정기적인 개별 면담, 상담 인력과의 연계를 통해 신고가 없는 상황에서도 위험 신호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초등학생 대상 예방교육의 내용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폭력의 정의와 금지 사항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상황에서의 행동을 충분히 돕기 어렵다. 상대방이 거부할 때 행동을 멈추는 방법, 반복되는 놀림과 배제를 알아차리는 방법,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연령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

목격 학생을 위한 교육 역시 행동 가능한 안내로 이어져야 한다. 무조건 현장에 개입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교사에게 알리고 피해 학생을 지원하는 방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신고자의 신원이 불필요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신고 이후 불이익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두 번째 점검 지점은 사건 처리와 피해 회복 사이의 공백이다. 조사와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피해 학생은 수업과 학교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안전 확보, 상담, 학습 지원을 누가 책임지고 연결하는지 불명확하다면 절차가 진행돼도 학생이 체감하는 보호는 늦어질 수 있다.

관계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도 피해 학생의 자발적 의사와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 충분한 보호 없이 화해나 사과를 서두르면 피해 학생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힘의 불균형이 있는 사안을 단순한 친구 간 다툼으로 다루지 않는 판단 기준도 필요하다.

정책 평가 방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 교육 횟수와 참여 인원뿐 아니라 최초 상담까지 걸린 시간, 보호 조치 이후 재피해 여부, 상담의 지속성, 학교생활 회복 정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신고 건수 감소만을 성과로 평가할 경우 드러나지 않은 피해를 놓칠 위험도 있다.

서울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3.3%가 교육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예방 대책의 현장 작동 여부에 대한 설명이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신고를 망설이는 학생을 어떻게 발견할지, 보호 이후 회복까지 책임이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인 이행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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