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에 발목 잡힌 K반도체, 中 CXMT에 범용 D램 맹추격 허용
삼성·하이닉스, HBM 집중하자 범용 D램 '공급 공백' 中, 반사이익으로 점유율 10% 육박…몸값도 높여 저가 공세 옛말…애플과 대등한 수준 가격 요구
[nbn시사경제] 신동익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범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매출 기준 점유율은 올해 2분기 9.5%까지 상승했으며, 생산 능력 또한 지속적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HBM 생산에 D램 라인을 할당하면서 발생한 범용 제품의 공급 공백을 중국 업체가 파고든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범용 D램 공급을 즉각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적 특성상 동일한 웨이퍼를 투입해도 생산되는 메모리 용량이 범용 D램보다 현저히 적다. 이로 인해 HBM 생산이 늘수록 범용 D램 생산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스마트폰과 PC용 D램 가격 상승, 이른바 '멤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양적 팽창보다 최신 공정 전환 등 질적 성장에 주력하는 점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범용 D램 공급 부족 상황을 기회로 삼은 CXMT는 과거의 저가 공세에서 벗어나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애플과의 단가 협상에서 국내 기업과 대등한 수준의 가격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 사례로, 화웨이 등 자국 기업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한 뒤 협상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CXMT 역시 HBM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HBM 생산을 본격화할 경우 국내 기업과 동일한 생산 제약에 직면하며 현재와 같은 공급 확대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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