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분석]국가핵심기술 유출, 중국 관련 83%는 무엇을 보여주나…반도체 보호의 빈틈은?

경찰 해외유출 송치 사건의 국가별 비중…전체 보유 기술 대비 비율과 구별해야   적발·송치 통계 연결하고 유출 경로별 예방대책 마련 필요

2026-10-07     김성욱 대기자
사진=nbn시사경제 Chat GPT 이미지 생성

[nbn시사경제] 김성욱 대기자

반도체 등 산업기술을 보호하려면 유출 사건의 숫자뿐 아니라 기술이 빠져나가는 경로와 수사 이후의 처리 결과까지 살펴야 한다. 중국 관련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사건의 높은 비중은 기술보호 정책의 기초자료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라는 과제를 드러낸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를 인용한 공개 보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6년 8월까지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사건은 30건이며 중국 관련 사건은 25건이다. 비율은 83.3%다. 이는 해당 기간 송치 사건의 국가별 분포로, 국내 보유 핵심기술의 83%가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보도에 소개된 경찰의 산업기술 유출 사건 송치 건수는 2020년 6건에서 2025년 22건으로 늘었다. 약 3.7배 수준이다. 2022년부터 2026년 8월까지 국정원의 해외 산업기술 유출 적발은 101건이며, 반도체 분야는 41건으로 40.6%를 차지했다. 산업부가 관계기관으로부터 국가별 현황 등 세부자료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수치들은 집계 대상과 기간이 다르다.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송치 사건의 중국 관련 비중과 전체 산업기술 해외유출 적발의 반도체 비중을 하나의 통계처럼 결합해서는 안 된다. 2026년 수치는 8월까지의 누계여서 연간 실적과 직접 비교하기도 어렵다.

송치 건수 증가가 실제 유출 발생의 동일한 비율 증가를 뜻하지도 않는다. 수사 역량 확대나 장기간 조사한 사건의 처리 시점이 통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가 원인을 판단하려면 신고·인지 시점, 범행 기간, 송치 시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적발과 송치는 사건 처리의 서로 다른 단계다. 같은 사건이 두 기관의 집계에 포함되거나 발견된 해와 송치된 해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기관별 건수를 더해 전체 피해 규모를 산출하거나, 수치의 차이만으로 수사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적발 또는 송치 사실과 유죄 판결도 구분해야 한다.

국정원이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례는 예방대책을 구체화할 단서를 제공한다. 퇴직 연구원이 이메일과 클라우드로 국가핵심기술을 반출한 사건, 협력업체 직원이 반도체 관련 영업기밀을 확보해 해외로 유출한 사건 등이 소개돼 있다. 보안 관리는 내부 직원의 자료 접근뿐 아니라 외부 협력사의 접근 범위와 퇴직 과정의 자료 처리까지 포괄할 필요가 있다.

정책 개선의 출발점은 사건 단위의 정보 연결이다. 관계기관이 공통 식별정보로 중복 사건을 대조하고 기술 분야, 관련 국가, 반출 방식, 처리 단계 등을 같은 기준으로 분류하면 집계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공개 통계에는 기준일과 포함 범위를 명시하고, 수사기밀과 기업의 영업비밀을 보호하면서 정책용 자료를 공유할 범위를 검토해야 한다.

기업의 보호조치 역시 유출 경로에 맞춰 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술자료 접근 권한을 업무상 필요한 범위로 제한하고 대량 다운로드와 외부 전송 기록을 점검하는 방안이 그 예다. 인력의 이동 자체와 비밀자료의 무단 반출은 구별하되, 퇴직이나 협력사 계약 종료 때 자료 반환·삭제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는 강화할 수 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대응의 성과는 적발 건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반출 시도를 얼마나 일찍 발견했는지, 유출 자료의 추가 사용을 막았는지, 같은 경로의 재발을 줄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반도체 기술보호 정책도 사건 처리 통계를 예방조치와 연결할 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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