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논평] 대미투자, 숙련공 확보 없이 수익성 지킬 수 있을까?
알래스카 LNG 건설인력 최대 약 6,600명 예상 보글 원전 3·4호기도 공사 절정기 9천 명 이상 투입 투자 검토 때 직종별 충원·교육·공기 지연 비용 함께 따져야
[nbn시사경제] 김성욱 대기자
한국의 참여가 검토되는 미국 에너지 사업에서 숙련공 확보가 중요한 사업성 평가 항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금과 설비를 마련하더라도 현장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제때 배치하지 못하면 공사 일정과 비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다. 알래스카주 노동·인력개발부가 지난 8월 10일 공개한 인력 분석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공사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에 필요한 건설인력은 약 6,600명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형 개발사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분석에 포함된 주내 인력 수요는 약 8,6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수치는 누적 채용 규모나 준공 이후 상시 고용 인원과 구분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투자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산정된 프로젝트 인력 수요로, 한국이 해당 인원을 모두 공급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알래스카주 당국은 예상 수요가 현재 확보 가능한 인력과 교육·훈련을 통한 인력 배출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평가했다. 기존 훈련기관과 도제 프로그램을 사업 일정에 맞춰 연계하고, 착공에 앞서 인력 양성에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역 내 채용만으로 필요한 인원을 충당할 수 있는지가 사업 준비 단계의 과제로 제시된 셈이다.
알래스카 LNG는 장거리 가스관과 가스처리 시설, 액화·수출 시설을 함께 구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소개한 계획에는 약 807마일, 약 1,300㎞의 가스관과 연간 최대 2,000만 톤 생산 규모의 액화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공정별로 필요한 인력과 투입 시점이 달라 전체 채용 인원뿐 아니라 직종별 배치 계획까지 검토해야 한다.
미국 원전 건설에서도 대규모 인력 동원이 이뤄졌다. 조지아주 보글 원전 3·4호기 건설에는 공사 절정기에 9,000명 이상의 현장 인력이 투입됐다. 사업자인 조지아파워는 기술자와 용접공, 전기공, 배관공 등 여러 직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글 원전의 인력 규모를 다른 원전 사업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인력 부족만으로 공사비 상승과 일정 지연을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설계와 공법, 현장 여건, 공급망에 따라 인력 수요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대형 에너지 시설을 건설하려면 상당한 규모의 전문인력과 이를 조직할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업성 측면에서 숙련공 부족은 임금 부담에 그치지 않는다. 외부 인력을 충원할 경우 이동·숙박·교육 비용이 추가될 수 있고, 핵심 공정의 작업자가 부족하면 후속 공정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매출 발생 시점이 늦어지고 금융비용도 커질 수 있다. 이는 인력 수급이 투자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경로에 대한 분석이다.
따라서 대미투자를 검토할 때는 직종별 필요 인원, 현지 채용 가능 규모, 교육에 필요한 기간을 사업비와 함께 살펴야 한다. 해외 인력 활용을 계획한다면 취업 자격과 현장 인증 요건도 확인해야 한다. 시공계약에서는 인건비 상승이나 공기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도 중요한 검토 대상이다.
알래스카주 자료는 현지 인력 공급의 한계를 보여주지만, 이를 미국 산업 생태계 전반의 약화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한국의 투자 판단에서도 개별 사업의 인력 확보 계획이 실제 공정과 비용 산정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됐는지를 따지는 접근이 필요하다.
대미투자의 수익성을 판단하려면 자금 조달과 에너지 판매 조건에 더해 건설을 수행할 사람을 확보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숙련공 확보 계획은 착공 이후의 운영 문제가 아니라 투자 결정 단계에서 검증해야 할 사업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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