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 "금융사고 200건에 책임규명 0건, 책무구조도 작동 안 해"

책무구조도 시행 1년 반, 경영진 제재 '0건' 유명무실 금융사고 200건 넘어 피해 6천억…내부통제 구멍 AI 신종 위험까지…실효성 있는 제도 보완 목소리

2026-10-12     신동익 기자
자료 제공 = 금융감독원, 민병덕 의원실 / 제작 = AI 생성

[nbn시사경제] 신동익 기자

금융사고 발생 시 경영진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도입된 책무구조도 제도가 시행 1년 반이 넘도록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책무구조도 적용 현황 및 금융사고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203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금액은 6천237억원에 달했다.

제도 도입 이후 금융권에서 20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해 피해액이 6천억 원을 넘어섰지만, 정작 책무구조도를 근거로 임원의 책임이 규명되거나 제재가 이뤄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특히 전체 사고의 87% 이상이 은행권에 집중됐고, 저축은행은 사고 건수는 적었으나 피해 규모는 1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특정 업권의 내부통제 부실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만 제도 실효성을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접수된 203건의 사고 중 실제 발생 시점까지 제도 시행 이후인 경우는 34건, 약 17%에 불과해 대부분 과거에 발생한 사고가 뒤늦게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최근 3년간 금융사고 발생 건수와 규모 자체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며, 올해는 7월까지만 해도 사고액이 3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금융권의 내부통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으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까지 잇따르면서 새로운 유형의 금융 위험이 부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자율규제에 머물러 있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AI 기술이 고도화되는 금융 환경에 맞춰 임원의 관리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고, 사고 발생 시 이를 엄중히 물을 수 있도록 책무구조도 제도를 실질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병덕 의원은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누가 책임지는지를 사전에 정하는 제도”라며 "제도 도입 이후 사고가 200건 넘게 발생했는데도 책임을 물은 사례가 한 건도 없다면 제대로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금융 판단과 사이버 공격 양쪽에 활용되는 만큼 AI 시대에 맞게 임원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di008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