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수출, 이란 전쟁 이전 수준 넘어…호르무즈 수송량 82% 회복
[nbn시사경제] 김아림 기자
이란의 선박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산 원유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주요 산유국들이 송유관을 이용한 우회 수출을 늘리고, 해운업체들이 유조선 간 원유 환적을 확대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수송 차질을 상당 부분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지난 12~18일 중동산 원유 수송량이 하루 평균 2,400만 배럴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해협과 우회 경로를 통한 물량을 합산한 것으로, 전쟁 이전 하루 평균 2,330만 배럴을 웃도는 규모다.
호르무즈해협을 직접 통과한 원유는 하루 약 1,400만 배럴로, 전쟁 이전 수송량의 82%까지 회복됐다. 여기에는 해협을 빠져나온 뒤 오만만에서 다른 유조선으로 옮겨 실은 물량도 포함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기존 송유관을 활용해 해협을 거치지 않는 수출 경로를 확대했다. 지난달 걸프 지역에서 수출된 비이란산 원유 가운데 약 40%가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했다. 전쟁 이전 17%였던 우회 수송 비중이 두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해상 운송에서도 새로운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일부 유조선은 미군의 공중 엄호가 제공되는 오만 연안 항로를 이용해 해협을 통과한 뒤, 오만 앞바다에서 원유를 다른 선박에 옮겨 싣고 있다. 원유를 넘긴 유조선은 다시 걸프 지역으로 돌아가 운송을 반복하고, 원유를 넘겨받은 선박은 수입국으로 향하는 방식이다.
높아진 수익성도 위험 지역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을 뒷받침하고 있다. 케이플러는 이라크산 원유 재판매에 따른 수익이 전쟁 이전보다 배럴당 약 20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수송량 회복에도 해상 운송 위험은 여전하다. WSJ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선박 공격이 약 30건 보고됐으며, 이에 따른 운임과 전쟁위험 보험료도 크게 상승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08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WSJ는 우회 수송과 환적 확대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제한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추가 선박 공격 가능성과 높은 운송비 부담이 남아 있어 원유 공급량 회복이 곧바로 유가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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