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분석]유럽 탄약시장 넓히는 인도…K-방산의 경쟁 구도 바뀌나?

슬로베니아·루마니아 등으로 탄약류 수출…유럽 조달망 진입 확대 탄약 수출과 주요 무기체계 순위 구분해야…한국은 공급 신뢰성 강화 과제

2026-10-23     정혜민 기자
사진= nbn시사경제 Chat GPT 이미지 생성

[nbn시사경제] 정혜민 기자

유럽의 군비 확충과 우크라이나 지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가 탄약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 방위산업으로서는 유럽 수요 확대라는 기회와 함께 신규 공급국과의 경쟁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인도의 탄약 수출 확대를 곧바로 방산 전 분야에서 한국을 추격하는 흐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탄약·부품의 통관 실적과 전차·자주포·전투기 등 주요 무기체계의 이전 실적은 집계 대상과 평가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세계통합무역솔루션(WITS)에 수록된 유엔 상품무역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2024년 HS 930690 품목 수출액은 약 3억3789만 달러였다. 군용 탄약과 관련 부품 등을 포괄하는 이 품목의 주요 수출 대상에는 슬로베니아 약 7465만 달러, 루마니아 약 3081만 달러, 체코 약 1125만 달러가 포함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로도 각각 약 936만 달러, 722만 달러어치가 수출됐다. 인도산 탄약류가 여러 유럽 국가의 조달망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 통계만으로 유럽에 수출된 물량의 최종 사용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수입국의 자체 비축인지, 추가 가공이나 제3국 공급을 위한 것인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해당 품목의 수출액은 인도 전체 방산 수출액과 구분해야 한다.

유럽의 무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흐름은 국제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의 2021~2025년 주요 무기 수입 규모는 2016~2020년보다 210% 증가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이전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전력 보강이 함께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주요 무기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한 비중은 8.6%로, 미국 다음이었다. 이는 인도의 탄약 수출 실적과 별개의 지표다. SIPRI 통계는 주요 무기의 이전 규모를 측정하며, 거래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 탄약 품목이나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산출한 공급 순위를 유럽 전체 무기시장 순위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인도의 생산기반 확대는 한국 기업이 주시해야 할 변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인도 방위산업 자료에서 탄약·야포 분야의 생산능력 확충과 민간기업 참여 확대를 주요 흐름으로 제시했다.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일부 탄약 조달사업에서는 한국과 인도 기업의 경쟁 접점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경쟁 강도는 품목별 성능과 가격, 납기, 구매국의 인증 요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대응도 수출 계약액 확대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 탄약은 반복 구매와 재고 보충이 이뤄지는 만큼 균일한 품질과 안정적인 생산, 약속한 시점의 납품이 중요하다. 무기체계 수출 역시 운용 기간에 필요한 탄약·부품·정비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인도는 경쟁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한국의 협력 시장이기도 하다. KOTRA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도 기업 L&T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K9 자주포 사업에 참여해 후속 계약까지 체결했다. 양국 방산 관계를 단순한 수출 경쟁으로만 규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K-방산이 살펴야 할 것은 인도의 수출 증가율 자체보다 유럽 구매국의 선택 기준이다. 탄약 공급국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품질·납기·후속지원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입증하느냐가 한국의 시장 지위를 좌우할 핵심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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