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칼럼] K-Opera 우리 창작 오페라가 나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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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칼럼] K-Opera 우리 창작 오페라가 나가는 길
  • 탁계석 비평가회장
  • 승인 2021.02.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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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을 위한 오페라가 아닌 오페라를 위한 행정 필요
(사진=K-Opera제공)
(사진=K-Opera제공)

[서울=nbn시사경제] 탁계석 비평가회장

전용극장을 확보하라 

우선 오페라극장을 예술의전당에서 분리해 독립화해야 합니다. 우리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라 국제적인 표준의 극장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이죠. 창작의 경우 좀 규모가 작은 토월극장 정도를 우선은 전용극장화해서 창작 실험과 재연(再演) 등으로 관객과 친화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악기를 포함한 다양한 편성의 쳄버 혹은 전문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고요. 

동시에 대학도 우리 오페라를 커리큐럼에 넣어서 서양오페라 일변도의 과정에서 벗어나야합니다. 지금껏 성악가 중심이어서 우리 것을 다루지 않는 관행이 굳어져 내려왔지만 개편(改編)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오페라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 방법의 일환으로 갈라콘서트에서 서양오페라 아리아와 우리 아리아를 전, 후반으로 넣어서 관객의 호응도 조사를 해보면 상당 부분 오해가 풀릴 것입니다. 그런 다음 각종 콩쿠르나 입시에 한국 작품 쿼트를 적용해서 활성화가 곧 창작 완성도를 높이는 실질적인 길이기에 정책에서 밀어 붙여야 합니다. 

창작예산을 확보하라 

창작오페라 예산을 기존 레퍼토리에서 보다 더 많은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상품성을 가질 수 없는, 마치 기초과학처럼 긴 안목의 순수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세종 카메라타나 예술위원회의 아카데미도 민간 영역으로 끌어와서 보다 진지한 작업이 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높여야 합니다. 

관(官)이나 형식에 묶여서 하는 작업들로는 한계성이 있죠. 이제는 이런 것들을 유연하게 풀어주고 예술가 중심에서 자율적 운영이 되로록 하는 현장 거버넌스(governance)가 필요한 때가 왔다고 봅니다. 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공간과 성악가, 연출가, 의상, 장치 등이 순환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디’는 말을 쉽게들 하지만 현실에서 정책은 그 권한을 놓으려 하지 않아요. 앞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않으면 기관에 대한 압박이 유무형으로 가시화될 것입니다. 그것은 지난 오페라 70의  모순을 재판(再版)하지 않아야 하기때문입니다. 

전문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라

서류와 절차, 정산에 힘을 뺀 사람들은 기금지원을 그다지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않죠. 초심자들이야 궁여지책으로 신청에 매달리지만, 이 역시 지속성은 없는 것이니 결국 ‘행정을 위한 오페라’가 되고 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페라를 위한 행정’의 뒷받침인데 거꾸로 되어 있는 것은  매우 후진적 정책의 사례입니다. 

영화 기생충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예술이 세계 수준에 올랐음에도 오페라 71년을 맞는 대한민국 창작오페라가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여론을 형성하고, 자료 데이트를 가지고 예산 당국을 설득해야 합니다. 우선 성악가와 작곡가, 작곡가와 대본가, 지휘자 등 예술 내부의 개념 정리와 작업의 방식부터 새로운 틀을 도출(導出)해내야 합니다. 

이번에 35분의 작곡가님들을 한 자리에 모신 것도, 한 걸음씩 계단을 밟는 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동시대에 꽃을 피우지 않으면 작품으로 뿌리 내리기 매우 척박한 토양이기에 힘을 합해 새 출발을 하는 이유입니다. K-Opera Festival을  열어 국민들에게 한국 오페라의 참 매력을 선사하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오페라를 위한 플레시 몹 (사진=K-Opera제공)
오페라를 위한 플레시 몹 (사진=K-Opera제공)

<시대를 빛낼 이 시대의 작곡가 35인> 

우종억 이영조 오숙자 이건용 정덕기

지성호 김은혜 최천희 임준희 이승선

이철우 최우정 박영란 박창민 김천욱

신동일 진영민 이용주 이근형 김대성

임희선 이재신 성용원 백현주 서은정

현석주 민찬홍 오예승 최명훈 고태암

나실인 정보형 안효영 공혜린 한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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