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증언 잇따라..."야 밀어 밀어 우리가 더 힘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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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증언 잇따라..."야 밀어 밀어 우리가 더 힘 세"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2.10.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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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리가 '밀어'라고 외치며 밀었다" 주장
-경찰, CCTV 확보

[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 수 시간 전에 이태원에 몰린 인파. (김광탁 기자)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 수 시간 전에 이태원에 몰린 인파. (김광탁 기자)

 

지난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경찰이 현장 일대의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30일 트위터 등 SNS에는 "뒤에서 누가 밀었다", "'밀어'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들었다" 등의 내용이 담긴 목격담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남자 몇 명이 동시에 크게 '밀어, 밀어' 소리 지르며 파도처럼 다 같이 휘청했다"며 "계속 미니까 점점 내리막길 쪽으로 쏠렸다"고 주장했다.

구독자 6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여정을 떠난 여정'을 운영하는 유튜버 선여정은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겪은 상황을 전했다.

선여정은 "당시 뒤에서는 '야 밀어 우리가 더 힘세! 내가 이겨'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순환이 엉키면서 갑자기 (앞뒤 무리가) 서로서로 힘을 가하며 밀었다"며 "줄다리기를 하듯 엄청 강한 힘이 가해졌고 앞뒤, 양쪽에서 압박이 오며 눈앞이 하얘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마침 같이 간 친구가 저보다 힘이 센 편이라 저를 잡아줬다"며 "친구가 아니었다면 진작 기절해서 땅에 쓰러졌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한 용산구 주민은 "이곳에 몇십 년간 살았고 사고가 일어난 지점 특성상 경사가 져서 사람들이 쉽게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런데 이동하지 못하는 와중에 경사진 골목에서 서로 밀치는 등 장난을 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처음 밀기 시작한 이들에 대한 구체적 묘사도 나왔다. 특히 “5~6명 무리가 밀기 시작했다”, "밀다가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자 무리의 남성들이 도망쳤다", “한국인 남자 무리에 외국인도 섞여 있었다”,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을 잡아야 한다” 등의 특징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된 한 영상에는 비좁은 길에 인파가 가득 찬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일부 사람이 깔리자 주위 사람들은 뒤로 물러서라는 의미로 "뒤로! 뒤로"라고 소리를 쳤지만 경사로 위에서는 여전히 "밀어! 밀어"라고 말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밀어 밀어'라고 하며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뒤에서 사고 난 걸 아예 몰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뒤로 가라는 의미로 '뒤로'라고 다들 외쳤지만 맨 뒷사람들은 잘못 듣고 '밀어'라고 외쳤는데 그게 영상에 담겼다"고 부연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30일) 이태원 압사사고 관련해 총 475명 규모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렸다.

경찰은 사고 현장 수습이 끝난 뒤 서울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다수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또 소셜미디어(SNS)에 게재된 사고 당시 현장 동영상을 확보해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목격담이 사실인 거로 확인되더라도 특정 주체에게 책임을 묻긴 어려울 거라는 전문가들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사상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 지원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희생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와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khs618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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