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밀려드는 군중 속에서 경찰 한명이 "돌아가세요"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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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밀려드는 군중 속에서 경찰 한명이 "돌아가세요" 고군분투
  • 이원영 기자
  • 승인 2022.11.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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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직전 혼자서 밀려드는 군중들을 돌려보내고 있는 경관. (니꼬라지TV)
참사 직전 혼자서 밀려드는 군중들을 돌려보내고 있는 경관. (니꼬라지TV)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혼자서 고군분투하며 시민의 통행을 정리하는 경찰관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니꼬라지티브이(TV)’에는 ‘이태원 압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혼자 고분분투한 영웅 경찰관’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인파가 몰려 혼잡한 거리에서 한 경찰관이 크게 손짓하며 시민의 통행을 정리하고 있다. 사람이 많고 음악 소리가 큰 탓에 주변 소음이 심한 상황에서 이 경찰관은 목이 쉴 정도로 시민을 향해 “돌아가라”고 외치고 있다. 영상에는 이 경관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어 도대체 다른 경찰 인력은 다 어디 있었냐는 한숨이 나온다는 반응이다.

경관은 밀려내려오는 사람들을 막아서며 "돌아가세요"라고 외치자 일부 군중들이 발길을 돌려 더 큰 참사를 막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관의 경고에도 계속 진입하려고 하자 이 경찰관은 단호하게 “가세요”라며 제지한다. 경찰관은 “다 빠지세요. 얼른 다 빠지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반복해서 외친다.

사고 초기 현장에 있었다는 한 목격자는 댓글로 “아직도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경찰관님이 거기서 빠르게 제지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피해자와 추가 사고가 일어났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영상에 나오신 경찰관이 사고 장소 위쪽에서 제발 뒤로 가달라고 울부짖고 있었다. 당시엔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애절함이 너무나 느껴져서 큰 일이 났구나 싶어 바로 집으로 왔다”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다른 목격자도 “이분 덕에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혼자 이렇게 외치고 다녔다. 진심으로 훌륭한 분”이라고 적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고함 덕분에 발길을 돌린 사람 수만큼 생명을 구했다. 본인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을텐데 너무 고생했다”, “경찰관 눈빛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직면했음에도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는 절망감이 가득하다”, “처절하게 위험을 알리고 울부짖는 이 경찰관 영상에 눈물 난다. 공무원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댓글을 적었다. 이 경관은 이태원 파출소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영상이 알려지자 "치안 인력이 조금만 더 배치가 되었어도 안타까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치안당국의 무책임한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qido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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