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르치고 몸매도 지린다"...교원평가에 교사들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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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르치고 몸매도 지린다"...교원평가에 교사들 속앓이
  • 김희정 기자
  • 승인 2022.12.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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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교원평가에 인격 모독을 느끼는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MBC 화면)
학생들의 교원평가에 인격 모독을 느끼는 교사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MBC 화면)

 

[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교사 10명 중 3명은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를 통해 학생으로부터 성희롱, 욕설, 인격모독을 겪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온라인을 통해 익명으로 진행되는 교원평가의 특성 때문에 대부분의 교사는 피해를 겪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7~8일 교사 65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로 응답자는 남성이 12%, 여성이 88%였고, 소속은 초등학교 46.8%, 중학교 26%, 고등학교 22.6%였다.

조사 결과,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에서 성희롱, 외모비하, 욕설, 인격모독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이 30.8%에 달했다. 남성(29.2%)과 여성(31%) 비율은 비슷했다. 동료 교사의 피해 사례를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38.6%로 나왔다.

전교조가 접수한 제보에 따르면 "꼴페미 쓰레기 아들 낳아서 장애인 만들 거가 한눈에 보임", "독서를 잘 가르쳐주시고 무엇보다 몸매가 지린다" 등 노골적인 표현이 많았다. 교사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홈페이지에서 이런 글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피해를 당했을 때 '그냥 참고 넘어갔다'는 응답이 98.7%였다.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는 응답은 1%, 고소·고발했다는 응답은 0.4%에 그쳤다.

"익명 조사이기 때문에 문제 제기하기 어렵다", "인권위원회 제소, 경찰신고, 교육청에 알렸으나 의미 없다", "관리자가 도리어 평가를 빌미로 교사의 인성을 비난했다"는 답변도 접수됐다고 전교조는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자유서술식 문항에 금칙어가 포함되면, 해당 교사에게 문제의 응답이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필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응답자의 94.4%는 "필터링 강화는 효과가 없다"고 답했고 전교조는 "필터링을 강화해도 우회 단어를 사용해서 피해갈 수 있고, 걸러지더라도 가리는 것에 불과해 교사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교원평가가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응답한 교사의 96.5%는 교원평가가 교사의 인권과 교육권을 침해한다고 답했다. 교원평가 폐지가 본질적 대책이라는 응답도 98.1%로 나타났다.

ods0505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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