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몬테네그로 정치자금 후원... 정치권 쑥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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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권도형, 몬테네그로 정치자금 후원... 정치권 쑥대밭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3.06.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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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SBS)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SBS)

[nbn시사경제] 우한나 기자

지난 3월 거듭된 도피 끝에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이번에는 몬테네그로 정치권에 자금을 후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는 11일 총선을 앞둔 몬테네그로 정치권이 혼돈에 휩싸였다.

몬테네그로 최대 일간지인 '비예스티'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권 대표로부터 받은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된 편지를 공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권 대표가 쓴 편지에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으며 그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아바조비치 총리는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의 연관성에 관해 밝힐 필요성이 있다며 특별검사실에 조사 착수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이 권도형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스파이치 대표가 권도형과 접촉한 것이 사실이라면 몬테네그로에도 좋지 않다"며 "우리가 글로벌 사기꾼의 온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몬테네그로 현지 법은 "외국인의 경우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 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정당은 모든 기부금을 부패 방지국에 보고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권도형 대표가 어떤 의도로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스파이치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등 유력한 차기 총리로 꼽히는 상황에서 몬테네그로 정치판은 혼란에 빠졌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권 대표는 폭락 사태 직전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수사망을 피해 몬테네그로로 밀입국한 권 대표는 위조 여권을 갖고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현재 아바조비치 총리가 공개한 편지의 진위에 관해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만일 사실이라면 권 대표의 도피 생활에서 스파이치 대표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으며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발견된 정황 또한 추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스파이치 대표는 이에 대해 '지금 유럽'의 총선 승리를 막기 위한 조작된 음모론이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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