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 수수료 부담에 홈쇼핑 방송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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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 수수료 부담에 홈쇼핑 방송중단 위기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3.08.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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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블랙아웃' 우려 커져
CJ·현대·롯데, 헬로비전·딜라이브에 협상·송출 중단 통보 (사진=매일경제TV 영상 캡처)

[nbn시사경제] 김규리 기자

매년 송출수수료 부담에 시달리던 홈쇼핑 업계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송출중단’이라는 강수를 두며 케이블TV와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홈쇼핑사들은 케이블TV 가입자 수 감소로 취급고가 줄고 있다며 송출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케이블TV는 홈쇼핑사들이 원하는 수준의 인하율을 받아들이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온스타일과 현대홈쇼핑은 LG헬로비전에,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송출 수수료 협상 중단 또는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송출 중단이 실제로 이뤄지면 현대홈쇼핑은 9월 말부터, CJ온스타일은 10월부터 전국 23개 지역 LG헬로비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홈쇼핑 업계는 케이블TV 사업자를 대상으로 송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방송 업계를 덮친 불황이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다. 송출수수료 논란은 업계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고질적 문제로 여겨졌다. 가입자가 줄어든 케이블TV는 최근 몇 년간 협상력이 크게 떨어졌으며, 홈쇼핑 업계도 수익성 악화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은 상황에서 송출료 수수료에 있어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일부 업체는 LG헬로비전에 송출수수료가 더 낮은 뒷번호로 채널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텔레비전 시청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몇 년 동안 피해를 감수해왔지만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입자가 줄고 있는 케이블방송 사업자도 홈쇼핑 송출수수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커서 좀처럼 양보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체 케이블 방송의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은 7,558억 원으로 방송 사업 전체 매출의 41.9%를 차지했다.

특히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송출수수료 협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지만 강제력이 없어 효과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료방송 사업자가 홈쇼핑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통지하던 계약절차와 대가 산정 기준은 올해부터 양자가 상호 협의해 결정해야 하는데 유료방송 사업자가 기존 방식을 고수한다는 지적이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과기정통부가 대가검증 협의체를 구성해 중재에 나설 수 있다.

그럼에도 실제로 방송 송출이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홈쇼핑은 여러 협력사와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고 유료방송 사업자는 홈쇼핑이 빠질 경우 생길 매출 타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유료방송 사업자와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kkr6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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