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대호, 천재 노동자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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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대호, 천재 노동자 작곡가
  • 장석용 예술평론가
  • 승인 2024.05.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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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힘을 알리는 현대음악가

[nbn시사경제] 편집국

엄대호 작곡가
엄대호 작곡가

 거제에는 배가 많다/ 배들은 늘 푸른 하늘의 기운을 염원한다/ 배 한 편에 따개비처럼 달라붙어/ 날마다 희망을 구가하는 자 있다/ 마음이 큰 바다라 했던가/ 장엄의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있다/ 두 팔 모아 불꽃을 일으키는 자/ 거제의 신화 써 내려간다/ 집중과 정성의 삶 일군다/ 거제는 하나의 역사가 된다/ 작곡이 생명인 사람/ 포구마다 아침의 선율 보내니/ 북극에 닿았을 것 같다   

 엄대호는 현대음악계의 주목할 만한 작곡가이다. 그의 음악적 여정은 영감을 소지한다. 엄대호의 독특한 음악적 배경과 접근 방식은 기존 음악 교육 경로와는 사뭇 다르다. 독학이나 다름없이 음악을 배우며 조선소 하청노동자로 일하면서도 작곡 활동을 이어간다. 이러한 비전통적인 수련 배경은 그가 창조한 음악에 심도와 독창성을 더하였고 엘리트 중심의 음악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였다.

엄대호는 한국국민악회 부회장, 창악회 평생회원, NACUSA(전미 작곡가협회) 회원,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이사이다. 현대음악가 엄대호는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음악원에서 ‘한국의 클래식음악 선구자’(2022)로 선정되어 라이더 대(大)에서 실내악 모음곡 「거제도 모음곡」 가운데 ‘와현의 노래’가 연주되었다. 기 선정된 작곡가는 김성태(서울대 명예교수), 김순남(월북 작곡가), 윤이상(현대음악가) 뿐이었다. 

엄대호의 작품들은 현대음악의 난해함을 넘어서 미학적 요소가 가득하며, 21세기 음악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는 푸가와 판타지를 결합한 판타가(Fantaga) 형식을 창시(2008년)했다. 전통적 푸가 형식에 자유로운 전개를 허용한 혁신적 접근 방식이다. 이러한 창작 방식은 현대음악계에 새로운 방향 제시이며, 다양한 음악적 어휘를 사용하여 신선한 감성을 표현한 작업이었다.

 엄대호는 클래식 음악에 정통해 있는 작곡가이지만 그 경계를 허문 지 오래된다. 엄대호 작곡가의 삶과 작품은 불가능에 도전하며 꿈을 이루는 인간의 힘을 보여준다. 그는 흙수저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을 통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 그는 단순히 뛰어난 음악가를 넘어 예술의 본질, 사회적 접근성, 문화적 가치,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작곡가 엄대호의 음악은 단순히 기술적인 면모를 넘어서, 깊은 신앙심과 경건한 정신이 반영된 것이다. 엄대호의 대표 오페라 「예수 그리스도」(2024)는 현악사중주 버전이며, 올해 부활절 시즌에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개작되었다. 이 작품은 춤곡을 포함의 세계 최초의 정통 오페라로서, 19세기 러시아 작곡가 안톤 루빈스타인의 「Christus」(그리스도)처럼 오라트리오와 오페라 수준의 작품이다.

 오페라 「예수 그리스도」는 상업적 성공과 사회적 명성 추구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정신적 고뇌 표현에 집중하며 예술의 진가를 탐구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독특한 자료로써 세계 최초의 예수 그리스도 주제의 오페라로서 빛나는 세계기록유산이다. 엄대호에 의한 오페라 「예수 그리스도」 발표는 한국 음악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고,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풍부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엄대호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존재이다. 그의 음악사랑 이야기는 음악의 본질이 전문 교육 외에도 예술적 재능과 헌신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음악 교육과 창작에서의 다양성과 포용성, 음악가로서의 정체성과 개성을 찾는 데에 있어서 자유로운 탐구와 실험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또한 예술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NACUSA 회원으로 활동 중인 엄대호 작곡가
NACUSA 회원으로 활동 중인 엄대호 작곡가

 작곡가 엄대호는 ‘판타가’에 영혼의 울림을 싣고,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에게 「노아의 방주」를 헌정한 한국 최초의 작곡가이다. ‘깊은 신앙심과 경건한 정신’으로 빚은 그의 음악은 기회주의적 속성의 속물주의를 배격한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의(義)를 근본으로 작곡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작품들은 한국 현대음악계의 자유와 발전을 위한 상징으로 여겨진다.

 엄대호(Dae-Ho Eom, 嚴大號)는 감춰진 관광지 같은 소수 집단의 열광적 작곡가로서 50대 초반이다. 엄대호는 남부의 항구도시 거제에서 수련 기간을 거치며 존재감을 감추고 묵묵히 작곡에 몰두하고 있다. 오페라  「예수 그리스도」를 비롯하여 현대음악 기법의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작곡하였고 여러 장의 피아노 음반과 일렉트릭 기타 음반을 발매하였고 음악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의 대표작은 「12 Violin Fantaga」(12개의 바이올린 판타가), 「Ben-Hur Ballet Suite for Orchestra」(교향악을 위한 발레모음곡), 「피아노 로마서」, 「Violin Concerto No. 1」(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Symphony No.3 ΙΧΘΥΣ」(교향곡 3번 익투스), 「Symphony No.4 Noah's Ark」(교향곡 4번 노아의 방주)가 있다. 오페라 「예수 그리스도」 이후 교향곡 5번 「마라나타」를 작곡할 예정이다. 

 엄대호의 대표 도서 작품집은 「12 Violin Fantaga」(12개의 바이올린 판타가, 2008), 「Geojedo Suite」(거제도 모음곡, 2018), 일렉트릭 기타 음반으로는 「피아노와 일렉트릭 기타를 위한 찬송가」 1집(2022), 「판타가」(Fantaga) 음반으로는 「정선아리랑 주제에 의한 판타가」(Feat. 바리톤 전기홍, 피아노 유지혜)가 있다. 기타 작곡 목록은 가곡 「바람의 말씨」, 동요 「하늘」 외 다수의 작곡이 있다.

 엄대호, 세상이라는 객석을 사유하며 객기에 가까운 현대성을 배제하고 무조성 음악을 기본으로 구사한다. 고독한 경건에서 우주적 신비를 파종하며 경전은 작곡의 시원이 된다.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은 창작을 부추기고, 「예수 그리스도」로 넘어가는 화엄은 시대를 여는 거대한 음악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한국음악계는 엄대호를 적극 지지하고, 거제는 엄대호의 음악을 수용했으면 한다. 

글=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이다. 중앙대 외국어과 및 동 신문방송대학원과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에서 수학한 시인이자 무용·영화평론가이다. IDO(국제댄스연맹) 서울컵조직위원장(올림픽체조경기장, 2017)을 거쳐 2019부터 SDP(서울댄스플레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태양새 고원을 날다」(서울문화재단 당선작), 「회룡포연가」(대구 오페라극장 당선작), 「달의 사나이」(창원시 지원작) 등의 무용대본이 있다. 제1회 타임아일랜드문화예술제 집행위원장, 웨이하이 한중미술교류전 예술총감독,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 고문 등을 역임했으며, 올해의 최우수예술인상, PAF 비평상, 한국문화예술상(2008, 무용평론), 무용비평상(2018), 제1회 르몽드영화평론상 등을 수상했다. 신일고 교사, 경희대,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과 서경대에서 대학원에서 문화비평론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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