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아티언스 대전’ 온갖 의혹, 책임지는 사람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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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아티언스 대전’ 온갖 의혹, 책임지는 사람은 없나
  • 조영민 기자
  • 승인 2020.03.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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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지난 12월 지도점검 이어 18일부터 감사 진행... 4개월 넘게 ‘책임지는 사람 없어“
재단 해당 말단직원 사표 “꼬리자르기 하나”.... 대표-본부장-팀장 등 결재라인은 ‘모르쇠’
지난해 10월 열린 대전문화재단 주최 ‘아티언스 대전’ (사진제공=대전문화재단)
지난해 10월 열린 대전문화재단 주최 ‘아티언스 대전’ (사진제공=대전문화재단)

[nbn시사경제] = 대전문화재단이 지난해 개최한 ‘아티언스 대전’이 관람객수 조작, 편법 예술감독 선임, 지역업체를 배제한 수의 계약 등 갖가지 의혹에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다. 특히 이같은 ‘의혹’에 대한 잇단 언론의 지적에도 대전시는 매번 하나마나한 ‘감사’나 ‘지도 점검’만으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가재는 게편’ 아니냐 것이다. 여기에 최근 대전문화재단 ‘아티언스 대전’을 담당한 말단 직원이 사직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막중하고 실질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대표, 해당 팀장, 선배 등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꼬리자르기’ 식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지난 10월 열린 ‘아티언스 대전’은 약 4억원의 예산을 들여 20여일간 진행됐다. 그러나 이 행사는 재단측 보고에 따르더라도 6000여명의 관람객이 들었다. 이에 대해 문화재단은 1만 5000여명이 관람했다고 홍보해 ‘관람객수 조작’이라는 오명을 썼다. 실지는 이보다 더 적은 관객이 방문했다는 의혹 제기도 있다. 또 재단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6건의 소액 ‘수의계약’을 지역 업체를 외면하고 서울, 경기지역 업체와 계약해 지역업체의 원성을 샀다. 이 와중에 재단은 수의계약을 하기 위해 예산쪼개기까지 시도했다는 의혹마저 샀다. 

대표이사는 예술감독을 편법으로 선임했다는 대전시의회의 지적도 받았다. 예술감독을 선임하면서 ‘인건비’가 아닌 ‘연구 용역비’로 비용을 처리했다는 것이다. 예술감독의 선임에서는 사실상 내정해 놓고 형식적 공모절차를 거쳤다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 대표이사는 “예산도 충분치 않았고 상근제로 운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상근 형태로 가기 위해 용역이라는 선택을 불가피하게 했다”고 해명했다. 불가피 했다고 변명했으나 ‘편법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이런 계속된 의혹에 대해 대전시의회는 지난 11월 예산심의 과정에서 “재단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게다가 재단은 시의원이 요구한 ‘관람객 영상자료’ 마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사실상 ‘거부’해 해당 의원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여기에 재단의 대표이사는 ‘공공기관 겸직 금지’ 위반 의혹도 받았다. 박동천 대표이사가 취임 이후 1월 중순까지도 서울지역의 영리법인의 등기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의 이같은 의혹들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이 넘도록 계속됐다. 그러나 어떤 개선책이나 책임있는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대전시 문화예술과는 지난해 12월 하순쯤 대전문화재단의 '아티언스 대전' 관람객 수 과대보고, 수의계약 등에 대해 지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도점검 하겠다는 것 이외에 이후 지도점검에 대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참고자료로만 사용하겠다는 의지인지 모르겠다. 여기에 대전시 감사관실은 18일부터 20일까지 대전문화재단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 대상은 ‘아티언스 대전’ 관람객수 조작 의혹과 예술감독 임명, 쪼개기 수의계약 의혹 등이다. ‘아티언스 대전’ 전반에 대해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3일동안 자세히 살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 감사결과가 대전시민, 특히 문화예술계를 납득시킬만한 결과가 나올지도 의문이다.

이 와중에 대전문화재단의 ‘아티언스 대전’ 행사를 진행한 직원이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신상의 이유인로 재단을 그만뒀다고 전해지나, 그는 올해 11월 하순까지 재단인력으로 근무할 예정이었다. 또 10월 ‘아티언스 대전’도 맡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직원은 지난해 대체 인력으로 재단에 입사했다. 그의 경력 등을 보면, ‘아티언스 대전’ 같은 큰 행사를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무보조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업무보조를 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아티언스 대전’의 행사 담당자로 되어 있다. 말단 직원이 감당하기엔 큰 일들이 쏟아졌다. 

그 직원의 윗선엔 10년 이상의 차장급과, 문화예술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총괄하는 팀장이 있다. 또다시 그 위엔 문화재단의 각종 사업 등을 총괄하는 본부장, 그리고 대표이사도 있다. 사표 낸 직원은 이 많은 결재라인 중에서 가장 말단에 위치한다. 이들 중 누구도 내가 그 행사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한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간이 지나가면 잠잠해질 것이다. 대전시의회에서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하더라. 시장이 대표교체는 없다고 하니 안심해라”는 등의 한심한 이야기만 뒤로 들린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란 말을 철썩 같이 믿는 모양이다.

nbn 시사경제, nb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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