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이력서 19회 당랑포선(螳螂捕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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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이력서 19회 당랑포선(螳螂捕蟬)
  • 편집국
  • 승인 2025.02.0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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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혁명은 나의 총 지휘가 없으면 사분오열되기 쉽다”

[nbn시사경제] 편집국

신작로 길을 찝차로 달리다가 신기한 장면을 보았었다. 길바닥에 수꿩 장끼 두 마리가 차에 치어 죽어 있었다. 장끼 한 마리 보기도 쉽지 않은데 두 마리가 동시에? 최근에 그런 장면을 또 다시 목격했다. 그런 현상을 두 번이나 겪다 보니 의문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장끼들은 서로 싸울 때 5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도움닫기를 하여 서로 정면으로 맞부딪치면서 싸운다. 두 발을 들어 상대 앞가슴을 세게 차기 위해서는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탄력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장끼들은 싸울 때 덤불 숲이 아니라 너른 평지로 나와서 싸운다. 싸우는 순간에는 오로지 정면의 적만 쳐다볼 뿐 멀리서 달려오는 차량을 생각치 않는다. 그러다가 두 놈이 동시에 죽음을 당하고 만다. 
알 만하다.   ‘사마귀가 매미를 노린다’는 당랑포선(螳螂捕蟬)이라는 말이 있다. 「장자(莊子)」 산목(山木) 장에 나오는 이야기다. 눈앞의 이익만을 쫓으려다 보니 정작 자기 자신의 위험을 보지 못한다는 고사다.장자가 조릉 가에 놀러갔다. 어디선가 커다란 참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머리 위를 지나 밤나무 가지에 내려 앉았다. 날개는 7척이요 눈은 1치나 되었다. (그런데, 사람이 가까이 있는데도 알아보지를 못한다.) 이게 뭔 일이냐? 큰 날개로 (잽싸게) 날지도 못하고 그 큰 눈으로 보지를 못하다니. (잘 됐다 잡아야겠다 하고는) 바지를 걷고 빨리 쫓아 가서, 화살을 먹여 겨누었다.(그때 눈에 띈 것이) 매미 한 마리. 나무 그늘 속에서 맴맴 울면서 즐기는데, 뒤에서 사마귀가 날카로운 앞다리를 숨긴 채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는 사마귀도 정작 뒤에서 자기를 먹으려고 노려보고 있는 큰 참새의 존재를 잊고 있다. (참새도 또한 내가 활로 잡으려고 노려보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장자는 갑자기 깨달았다, ‘모든 사물은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구나.’ 참새를 잡으려던 활을 내던지고 돌아서 도망쳤더니, 어디선가 산주인이 (우리 밤나무 밭에 웬 도둑놈이냐?) 하면서 죽일 듯 쫓아오고 있었다.   <莊子> 山木. “莊周遊於雕陵之樊,覩一異鵲自南方來者,翼廣七尺,目大運寸,感周之顙而集於栗林。莊周曰此何鳥哉,翼殷不逝,目大不覩?蹇裳躩步,執彈而留之。覩一蟬,方得美蔭而忘其身;螳螂執翳而搏之,見得而忘其形;異鵲從而利之,見利而忘其真。莊周怵然曰噫!物固相累,二類相召也。捐彈而反走,虞人逐而誶之.”한국은 최고 민주주의 국가다앞서 임진왜란, 병자호란 얘기를 했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일본의 풍신수길은 자기를 보러 온 조선 통신사들에게 ‘내년에 내가 너의 조선을 침략할 것이다’라고 경고를 했다. 그런 경고를 듣고 돌아온 황윤길과 김성일은 적의 선전포고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그저 동인과 서인으로 갈려 싸움만 하다가 세월을 보냈다. 

결국 일제 침략을 받아 전국이 초토화되었고 수많은 군인과 백성이 죽음을 당했다. 일본으로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도 수만명이 넘었다. 밖에 있는 거대한 외적(外敵)은 보지를 못하고 바로 눈 앞에 있는 잗다른 이해관계(利害關係)에만 목숨을 걸었다.병자호란 당시의 조선인도 마찬가지였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는데 혈안이 된 인조와 그 무리들은 저 밖에 있는 거대한 외적, 청나라를 보지 못하고, 눈 앞에 있는 정적 광해군과 그 무리만을 노렸다. 그들을 제거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공격하고 나섰다. 결과는 어찌 되었는가? 

불과 한 달 만에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고 수십만명의 사상자와 전쟁 포로를 만들어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은 영원히 처참하고 고달픈 국가로 전락하였다. 19세기 말까지 ‘가난한 나라, 조선’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다시 강적 일본을 만났다.서구 열강과 일본제국주의가 엄습해 오고 있는데, 조선은 대원군을 몰아내고 고종과 민비, 척족 세력이 정권을 잡는데 열중했다.

기득권층은 척화(斥和)나 동도서기(東道西器)를 내세워 고집을 부리고, 젊은 개화파는 일본을 모델로 하는 개화에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던 고종은 중립화에, 대한제국 황제에, 아관파천(俄館播遷)에 우왕좌왕하다가 일제 포로가 되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상황에서 독립협회는 무슨 소용이며, 대한제국 황제는 또 무슨 말인가? 조선의 패망은 다른 게 없다. 위기 상황에서 국론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서로 싸움질만 했기 때문이다.

우리 전통에서 제법 내세울만 한 것이 인간 존중, 인의와 덕치, 충효, 간쟁이라고 하지만, 사실 ‘모두가, 너무 말이 많다.’ 어느 누구도, 다른 상대방에게 (말과 생각으로는) 지기 싫어하는 민족이다. 그러다 보니 적군을 앞두고도 말이 많고, 편을 나눠 다툰다. 말로 싸우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한국인은 세계 최고의 민주 시민이고, 한국은 최고 민주주의 국가다. 장끼들의 싸움과 당랑포선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은 5월 혁명과도 연관되어 있다. 혁명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제법 만만해 보인다’는 점이다.

윤보선과 장면, 국회, 정부, 더 나아가서 정치인과 학생 모두가 만만해 보였다. 왜 이런 느낌이 들까?지금 70만 군 전체의 분위기가, 아니 그 중 장교 이상의 군 지휘관들의 분위기가 우리 혁명에 호의적이다. 그들은 우리의 혁명을 지지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이 엄청난 군사력, 무력을 ‘말만 앞 세운 정치꾼’들은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고 무시한다. 그래도 정국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장면 총리와 정부는 긴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지만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국회, 야당 신민당, 외부 혁신 세력들의 반발과 문제 제기에 대응하느라고 정신을 못 차린다.   

혁명을 추진하는 군만이 올바른 정신유진산과 젊은 김영삼이 이끄는 신민당은 정치판 싸움을 주도하면서 장면 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 민주당도 파벌로 나뉘어져 다투고 있다. 전혀 의론 통일이 되지 않는다. 여당과 야당, 윤보선파와 장면파의 대립, 그 사이에서 4.19를 내세우며 데모를 일삼는 혁신 세력과 좌파 불순분자들의 통일이나 중립국 논의로 정신이 없다. 오로지 혁명을 추진하고 있는 군만이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      무혈혁명을 지향하다 보니 혁명 준비를 너무 치밀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젊은 혁명 동지들 말 대로 4.19를 계기로 그냥 밀어 부쳤어도 됐을 것 같다. 반혁명군을 겁내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어느 누구도 반혁명군으로 나설 부대가 없어 보인다. 

군사영어학교 출신의 몇몇 앞서가는 선두 주자 장군들을 제외하면 최근에 진급한 별 한두 개 장군들이나 영관급들은 현 정부와 정치 사회 판에 대한 불안감, 불만감이 팽배해 있다. 혁명 얘기를 흘리면 거의 대부분이 금방 반응을 해 온다. 상당 수가 ‘혁명 동지’가 되기를 자청한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지나치던 병사 하나가 경례를 한다. 4월 늦은 봄바람이 제법 따뜻하다. 담배를 피워 물고 멀리 파란 하늘에 걸린 구름을 바라본다. “사령관님, 육본에서 전화 왔습니다. 급하다고 합니다.”    갑자기 행정병인 김 병장이 나를 부른다. 담뱃불을 끄고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와 전화를 받았다.“각하, 김형욱입니다. 큰 일 났습니다.” 조심조심하다 보니 자그만 일에도 가슴이 덜컹한다. ‘큰 일이라니?’ 순간, 불안감이 엄습한다. “뭔 일인데, 그러시나?” 내심 침착하게 전화를 받았다.

나를 노리고 있는 적을 간과했구나말인 즉슨, 육본 혁명 동지 중 하나인 이종태 대령이 통근 버스를 타고 가던 중에 옆 자리의 장세현 중령에게 혁명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번지 수 모르는 장 중령이 가까이 지내는 방첩대 이희영 대령에게 알렸고, 이철희 방첩대장과 장도영 총장에게 까지 보고가 됐다. 그래서 이 중령이 방첩대로 불려 들어가서 취조를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아하, 당랑포선! 나도 별 수 없구나. 골똘히 눈 앞의 혁명에만 몰두하다 보니, 나를 노리고 있는 적, 포수를 간과했구나. 방첩대에서는 어쨌든 나와 혁명 동지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중인데. 자칫 그 그물에 걸려 들면 안되는데…’ “김 중령, 침착하시게.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봄세. 내 생각으로는 별 탈 없을 걸세.”“정말 그래도 괜찮겠습니까?”“걱정 마시게. 장도영 총장이나 이철희 장군, 이희영 대령 모두 우리가 혁명한다는 소식은 다 듣고 있을 거네. 아무리 문초해도 우리의 거사 날자는 알 수 없을 거네.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니.”얼마 전에 이철희 방첩대장을 만나 도움, 또는 방해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했고,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이희영 서울지구 방첩대장과도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은 현재의 국가 상황을 우리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고, 걱정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우리 군이 나서지 않으면 안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정부측에서 원하는 공식적인 방첩활동 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김 중령이 잘 알아 들었으리라. 디 데이를 얼마 앞둔 상황에서 더욱더 몸조심하고 신중하게 처신하라고 신신당부했다. 

동지 포섭 과정에서 사건이 간간이 발생예상했던 대로 이종태 대령은 며칠 취조를 받다가 견책을 당하는 수준에서 풀려났다. 영관급 장교들과 박정희 장군 중심으로 혁명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기에 그도 잘못된 풍문을 퍼트리고 다니는 사람 중 하나로 훈계를 받았을 뿐이다. 동지 포섭 과정에서 이번과 같은 사건이 간간이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혁명 거사 자금 모집을 하던 지인 한 사람이 경찰에 걸려들었다. 그도 며칠간 취조를 받다가 유언비어 날조 혐의만으로 풀려났다. 극히 드문 일이지만 충분히 경계할 만한 일들이다.사실 동지 포섭은 대부분 매우 가까운 사람 사이에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

대개는 육사 동기, 친인척, 같은 고향, 함께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사람들 중에서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금년 들어서는 ‘꼭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정략적으로 진행되고 있기에 더욱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하여튼 전후 좌우를 잘 살펴 마지막 순간까지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사마귀와 매미의 고사를 통해서, 또 장끼들 싸움 장면을 통해서 다시 한번 긴장감을 맛보게 된다.얼마 전, 여행업을 하는 정 모 사장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학생들 수학 여행을 자주 인솔하고 다니는데, 언젠가 서울역 앞에서 쓰리(掏摸, すり) 를 맞았다. 그

가 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았다.“시골 아이들이라서, 서울에 소매치기, 쓰리꾼이 많으니, 돈과 소지품에 주의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몇몇 아이들이 쓰리를 맞고서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정신이 없었지요. 그런데 더욱 황당한 일이 생겼지 뭡니까? 40여명 아이들을 챙기다 보니 어느 순간에 제 가방이 없어졌어요.”“저런 !”“천방지축 아이들 챙기느라고 정작 제 자신을 챙기질 못한 겁니다. 여행비 거금을 모두 털렸어요. 난리가 났죠.”그렀다. 이 순간에도 ‘당랑포선’이다. 여행사 사장은 여행객 모두를 챙겨야 한다. 학생들 하나하나는 여행사 사장님의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정작 여행사 사장을 뒤에서 지켜주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사실 여행팀 중에서 가장 도둑맞기 쉬운 사람이 그 사장일수도 있다. 그를 챙겨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5월 혁명을 앞두고 나는 모든 동지들을 하나하나 일일이 챙기는 중이다. 육본 작전팀과 행정팀, 공수단, 해병여단, 포병단, 6관구 사령부와 산하 사단, 5사단과 12사단, 1군 사령부, 2군 산하의 전국 지휘관들을 모두 챙기는 중이다. 머리가 터질 듯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나, 박정희’는 ?

정신이 번쩍 든다. 5월 혁명은 나의 총 지휘가 없으면 사분오열되기 쉽다. 장면 정부와 미군, 군 방첩대와 경찰국 모든 곳에서 나를 주목하고 있다. 혁명을 앞두고 내가 인조나 고종처럼, 또 우리가 목표로 하는 장면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김종필 중령에게 급히 전화를 돌렸다. “그렇잖아도 저희들끼리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평소처럼 흘러가게 두는 상황이라서 특별히 조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디 데이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각하 신변 보호팀을 꾸려 운영할 겁니다.”김 중령의 치밀함이 느껴진다.   당랑포선, 당랑포선… 옛 성현의 잠언(箴言)이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님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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