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1.1575달러…슈로더 “연말 1.10달러” 전망
엔·달러 159엔대…일본은행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

[nbn시사경제] 김광탁 편집인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강해졌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주요국의 엇갈린 통화정책 전망도 달러 강세를 뒷받침했다.
2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9.808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8월 1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해 99.76 안팎에서 거래됐다.
달러 매수세가 확대된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격화가 자리 잡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과 신뢰도가 높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했다.
미국이 주요 산유국인 데다 유로존과 일본보다 에너지 수입 충격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돼 있다는 점도 달러화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유가 상승이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물가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화정책 전망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0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더라도 연말까지 긴축 사이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재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70%로, 일주일 전 40% 수준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5~16일 열린다.
유로화는 달러 강세와 유럽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겹치며 유로당 1.1575달러로 0.16% 하락했다. 장중에는 1.1570달러까지 밀리며 8월 20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이 집계한 9월 2일 유로 기준환율도 1유로당 1.1578달러로 확인됐다.
조지 브라운 슈로더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의 금리 격차가 달러화에 유리한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연말 유로화 가치가 유로당 1.1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는 개별 기관의 전망으로, 향후 유가와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엔화는 한때 달러당 160엔을 넘어섰다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159.50엔 수준으로 반등했다. 달러당 160엔은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감이 커지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평가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 여건이 완화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추가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다만 9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을 사전에 확정하지는 않았다. 다카타 하지메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고정된 간격보다 물가와 경기 상황에 맞춘 유연한 인상이 필요하다며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오는 17~1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올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긴축 신호가 강해지면 엔화 약세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여전히 큰 만큼 달러당 160엔을 둘러싼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에 의해 형성된 만큼 관련 변수가 완화되지 않으면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의 재정 부담과 국채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장기적으로 달러 자산의 신뢰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 가치 상승은 원화 약세와 국내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원유와 원자재 수입 비용이 늘어날 경우 국내 물가와 기업의 생산비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어 환율과 국제유가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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