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분석] AI발 메모리값 급등, 기상청 예보망까지 흔드나…슈퍼컴 예산 6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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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n시사분석] AI발 메모리값 급등, 기상청 예보망까지 흔드나…슈퍼컴 예산 6배로
  • 정혜민 기자
  • 승인 2026.09.1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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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14억원에서 내년 4,982억원으로 대폭 확대
고가 부품·환율 부담에 입찰 잇단 무산…도입 일정 1년 6개월 지연
예산 증액만큼 납품 안정성·성능·유지비 검증도 강화해야
사진=nbn시사경제    Chat GPT 이미지 생성
사진=nbn시사경제 Chat GPT 이미지 생성

[nbn시사경제] 정혜민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이 기상청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도입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서버용 메모리와 고성능 연산장치 가격이 뛰자, 국가 기상예보의 핵심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재정 부담도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관련 자료와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기상청 슈퍼컴퓨터 도입 관련 예산은 올해 814억원에서 내년 4,982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 비교하면 약 6.1배에 해당한다. AI 수요가 고성능 반도체와 메모리 시장에 집중되면서 공공기관의 정보기술 장비 조달에도 비용 상승 압력이 전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ㅡ 메모리 가격·환율 동시 상승…예상 범위 벗어난 조달 비용

기상용 슈퍼컴퓨터는 방대한 관측자료를 빠르게 처리하고 수치예보모델을 반복 계산하는 국가 핵심 시설이다. 일반 서버보다 대규모 메모리와 초고속 연산장치, 저장장치, 냉각·전력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품 가격과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서버용 메모리와 고성능 부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제한된 공급 능력이 AI 시장에 우선 배정되면서 기존 예산을 기준으로 설계된 공공 조달 사업은 납품 가격과 일정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상청 사업도 높은 장비 가격과 환율 부담 등이 겹치면서 여섯 차례 진행된 입찰이 모두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차세대 장비 도입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약 1년 6개월 늦어졌다. 

ㅡ 슈퍼컴퓨터 교체 늦어지면 기상예보에도 부담 커질까

현재 기상청이 운용하는 슈퍼컴퓨터 5호기 ‘마루’와 ‘그루’는 수치예보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집중호우·폭염·태풍 등 위험기상이 복잡해지면서 더 촘촘한 공간 해상도와 빠른 계산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노후 장비 사용이 길어질 경우 유지보수 부담이 커지고 새로운 예보모델 적용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차세대 슈퍼컴퓨터의 도입은 단순히 계산 속도를 높이는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집중호우의 발생 위치와 강수량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태풍 진로와 폭염·한파 등 위험기상의 예측 시간을 확보하는 기반 투자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중요하다. 기상청은 슈퍼컴퓨터를 기반으로 수치예보 자료와 각종 기상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ㅡ 4,982억원 예산, ‘가격 상승분’인지 ‘사업비 집중 편성’인지 살펴야

다만 올해 814억원과 내년 4,982억원은 연도별 편성액이므로 이를 장비 한 대의 가격이 그대로 6배 상승한 것으로 해석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사업 단계에 따라 계약금과 장비대금이 특정 연도에 집중될 수 있고, 전산동·전력·냉각설비나 유지보수 비용이 포함되는지에 따라서도 총액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는 증액 사유를 부품 가격 상승, 환율 변동, 성능 상향, 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세분화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장비 사양과 납품 일정, 유지관리 비용, 기존 장비와의 병행 운용 계획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

특히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지, 가격이 안정될 경우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지, 추가 지연에 대비한 예보업무 연속성 계획이 마련됐는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AI 산업의 성장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공공부문의 필수 장비 조달 비용을 높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예산 확대가 불가피한 대응이라면, 정부는 단순 증액을 넘어 정확한 산출 근거와 도입 일정, 예보 성능 개선 효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birdfiel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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