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은 공식 의제로 확인되지 않아…지원 방식·임무 범위가 핵심
정부, 장병 안전·국익·국회 동의 절차 고려해 신중한 판단 전망

[nbn시사경제] 정혜민 기자
한미 외교장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양국 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현안을 논의한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위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이 파병 논의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고, 18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두 장관의 양자 회담은 올해 2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외교부가 공개한 공식 의제는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이다. 호르무즈 파병은 구체적인 회담 의제로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한 동맹국의 군사적·비군사적 기여를 요구해온 만큼, 양측이 관련 입장을 교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발표를 인용한 회담 일정에 따르면 조 장관은 17일부터 19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한다.
쟁점은 단순히 파병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이 참여할 경우 임무의 성격과 활동 지역, 교전 가능성, 지휘 체계, 장병 보호 대책 등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핵심이다. 전투 임무와 선박 호송, 해상 감시, 정보 공유, 군수지원은 위험도와 법적·외교적 의미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파병 논의에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중동 현지에 조사 인력을 보낸 것은 사실관계와 작전 환경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일 뿐, 파병을 전제로 한 결정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내부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미국 측의 구체적인 요구를 먼저 파악한 뒤 판단하겠다는 기조로 풀이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직접 연결된 해상 수송로다. 해협의 불안정이 장기화하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 비용이 상승하고 국내 유가·전기요금·물가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실제 중동전쟁 발발 당시 해협 안쪽에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46명이 있었던 것으로 정부가 집계했다. ㅡ 해양수산부 공식 브리핑.
반면 군 병력을 투입할 경우 무력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과 장병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 이란과의 외교 관계,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과 기업의 안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여권에서도 국익과 국민 보호를 우선하되 직접적인 전투 참여는 피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파병 신중론 관련 보도
절차적 문제도 남아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국군의 해외 파견에 국회 동의를 요구한다. 따라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이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하더라도 실제 병력 파견까지는 정부의 임무·규모 결정, 국회 동의, 장병 보호계획 수립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회담에서는 호르무즈 문제와 함께 대미 투자 후속 협의, 한미 안보 협력, 북미 대화 재개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미국의 동맹 기여 요구와 국내의 파병 신중론 사이에서 어떤 원칙을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회담 결과를 평가할 때는 ‘파병을 논의했는가’뿐만 아니라 미국 측이 요구한 임무의 구체성, 한국 정부가 제시한 참여 조건, 직접 전투 배제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호르무즈 파병이 확정됐다고 볼 근거가 없으며, 이번 회담은 양국의 요구와 판단 기준을 확인하는 협의 단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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