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분석] 전북 농지 53만 필지 현장조사, 투기 걸러내고 임차농 지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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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n시사분석] 전북 농지 53만 필지 현장조사, 투기 걸러내고 임차농 지킬 수 있나
  • 김성욱 대기자
  • 승인 2026.10.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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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조사 대상 106만 필지 중 절반 현장 확인…위법 확정과는 구분해야
자경 전환에 따른 임차농 이탈 우려…실경작 관계 확인이 관건  
특별조치법 제정 추진…양성화 요건과 영농 보호 장치 함께 마련해야
사진=nbn시사경제   Chat  GPT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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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n시사경제] 김성욱 대기자

전북에서 진행되는 농지 전수조사가 농지 관리의 실효성과 임차농의 영농 안정을 함께 시험하고 있다. 현장 확인 대상으로 선정된 농지는 약 53만 필지다. 조사 대상의 절반에 해당하지만, 이를 곧바로 불법 농지 규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토지의 소유·이용 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투기성 보유와 농촌의 일상적인 경작 관행을 구분하는 데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농지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본조사를 마친 농지는 약 106만 필지, 15만4천㏊다. 이 가운데 약 53만 필지, 7만5천㏊가 현장점검 대상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전북 농지 절반’이라는 표현은 이번 기본조사 대상 필지에 대한 비율로 이해해야 한다. 전북의 모든 농지 가운데 절반이 위법 의심 상태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장점검 대상에는 이용 현황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약 2만㏊와 함께 농업법인·외국인 소유 농지, 최근 10년 이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취득한 농지 등 중점조사 대상 약 5만5천㏊가 포함됐다. 조사원은 실제 경작 여부와 시설물 현황 등을 확인하고, 접근이 어려운 곳은 드론을 활용한다.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사실과 법 위반이 확인됐다는 사실 사이에는 현장 검증 절차가 남아 있는 셈이다.

ㅡ 농지 투기 판단, 소유자의 설명보다 실제 이용 이력이 중요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29일 설명자료에서 농지 투기 여부를 취득 방식과 지역, 토지 이용 상태, 실제 영농 여부 등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거짓 영농계획 등에 따른 취득이나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영위 등이 주요 점검 유형이며, 처분명령 확정 전에는 소유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준을 현장에 적용하려면 소유자의 자경 의사 표명만으로 판단을 끝내서는 안 된다. 조사 시점의 설명과 이전 경작 관계를 함께 살펴야 실제 영농과 조사 대응을 위한 형식적 변경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자재 구매, 농작업 수행, 수확물 판매 등 경작을 뒷받침하는 자료와 기존 임차인의 설명을 교차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조사의 정책적 과제다.

ㅡ 자경 선언 뒤 밀려나는 임차농, 조사 목적과 충돌할 수 있어

농지 이용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기존 경작자가 농사를 중단하게 된다면 정책 효과는 약해질 수 있다. 특히 임차농이 비용을 투입한 뒤 갑작스럽게 토지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은 수확 차질과 다음 작기 준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도 이러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6월 설명자료에서 일부 부재지주가 전수조사를 피하려고 임대차 관계를 일방적으로 끝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서면계약 전환과 농지은행 위탁을 유도하고, 피해 임차농에게 농지은행 위탁 농지를 우선 공급하는 보호 대책을 제시했다.

다만 대체 농지를 공급하는 것만으로 기존 영농 기반이 그대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토지의 위치와 면적, 용수 조건, 작물 특성에 따라 이전 비용과 적응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신고 접수 이후 실제 대체 농지를 확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영농 중단 여부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ㅡ 구두 임대차를 일괄 불법으로 보면 현장 혼란 커진다

서면계약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농지 임대차를 불법으로 취급하는 접근도 경계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농지법상 임대 허용 사유에 해당하면 구두계약이라는 사정만으로 불법 임대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상속 농지나 일정 요건을 갖춘 고령 농업인의 농지 임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서면계약은 임차인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현장 행정은 임대가 허용되는지와 계약·신고 절차를 갖췄는지를 구분해 안내해야 한다. 적법한 임대까지 처분 위험이 있는 것처럼 전달하면 소유자는 계약 종료를 서두르고, 임차농은 자신의 경작 사실을 밝히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정확한 안내는 조사 협조를 높이는 동시에 실경작 정보를 확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ㅡ 특별조치법, 구제 범위와 책임 기준 함께 명확히 해야

정부와 여당은 지난 9월 21일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로 관행적 위반의 정비와 일부 불법 전용의 사후 양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은 11월 15일까지 연장하고, 처분 유예와 사후 전용 추인의 대상·절차를 구체화하는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입법 추진 방침이며, 양성화가 이미 일괄 적용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정부가 제시한 사후 양성화 방향도 조건부다. 적절한 허가·신고 절차를 밟았다면 설치할 수 있었던 시설 등에 대해 요건을 검토하고 농지보전부담금을 부과한 뒤 추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업진흥지역의 중대한 농지 훼손 등에는 법에 따른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석의 초점은 구제 대상과 제외 대상을 얼마나 일관되게 정하느냐에 있다. 관행적 이용이라는 설명만으로 위반을 폭넓게 인정하면 적법하게 절차를 지킨 농업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투기와 관계없는 경작까지 중단시키면 농지를 농업에 활용한다는 조사 목적이 흔들린다. 위반의 경위와 정도, 농지 보전 가능성, 실제 경작자의 영농 지속 여부를 함께 반영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전북 농지 조사의 성과는 현장 확인 건수나 처분 규모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투기성 보유를 얼마나 정확히 확인했는지, 불명확했던 임대차를 얼마나 안정적인 계약으로 전환했는지, 조사 과정에서 경작 중단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함께 평가돼야 한다. 농지 관리의 정확성과 임차농의 영농 안정이 연결될 때 전수조사는 지속 가능한 농지 이용 체계를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다.

sung778@naver.com

nbn 시사경제, nbn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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