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폭력 보호 공백 점검…위험도 중심 대응·심리상담 연계 제안

[nbn시사경제] 김성욱 기자
범죄피해자 보호의 실효성을 판단할 때 신변 위협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피해자가 느끼는 불안과 일상 복귀 여부까지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으로 나뉜 대응체계를 정비하고, 피해자의 위험 수준에 맞춰 보호조치를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국회의원연구단체 ‘약자의눈’과 피해자통합지원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에 대한 고찰’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논의는 경찰의 안전조치가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피고,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대응하는 보호제도의 개선 과제를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약자의눈’ 대표의원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범죄로 인한 피해가 당사자를 넘어 가족과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만큼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마음 건강을 돌보고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뒷받침하는 지원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첫 발제를 맡은 고준채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박사는 안전조치의 확대와 피해자가 체감하는 보호 효과를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치가 시행됐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자의 불안이 충분히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고 박사는 외부 위협으로부터의 ‘안전’과 당사자가 느끼는 ‘안심’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개인별 피해 경험과 위험 요인을 고려해 보호 방식을 설계하고, 긴급 대응에 심리 지원을 결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찰과 사법기관 사이에서도 보호가 끊기지 않도록 연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대한 보호 절차를 다뤘다. 가정폭력과 스토킹 등 범죄 유형에 따라 조치의 요건과 진행 방식이 달라 피해자 보호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제폭력 피해자를 충분히 포괄하는 보호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나 범죄 분류에만 의존하기보다 재차 피해를 입을 위험을 중심으로 신속하고 일관되게 대응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토론에서는 법률 지원과 현장 대응, 심리 회복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됐다.

강문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안전조치가 실제로 불안을 낮추는지 점검하는 한편, 피해자의 위치정보를 보호하고 전문 심리상담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영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위험이 관리되고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보호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대응을 예측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보호활동을 운영하고,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선호 전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통합 피해자보호법’ 제정을 통한 절차 정비를 제안했다. 현장 경찰관의 신속한 보호조치를 뒷받침할 권한, 가해자의 접근을 차단할 수단, 피해자 보호시설 확충도 과제로 제시했다.
신수안 경찰인재개발원 교수 역시 개별 법률에 따라 나뉜 대응만으로는 교제폭력 피해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반복되거나 이어지는 폭력의 특성을 반영해 통합적인 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는 보호조치의 시행 여부를 넘어 위험 감소와 심리적 안정, 일상 복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데 모아졌다. 피해자가 제도 사이에서 지원을 놓치지 않도록 기관별 역할과 보호 절차를 연결하는 문제가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공동주최 기관인 피해자통합지원사회적협동조합은 2021년부터 범죄피해자 지원과 제도 개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왔으며, 이번 행사는 여섯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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