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 기간 평균 21.5일→7.9일…비용 절감은 향후 기대 효과

[nbn시사경제] 김성욱 기자
HD현대로보틱스가 산업용 로봇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서 엔지니어의 업무 방식도 바꾸고 있다.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기술 인력이 현장 조건에 맞는 해결책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로보틱스의 11월 1일 발표를 전한 보도에 따르면, 안성환 최고기술책임자(CTO) 상무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팔란티어의 ‘소버리니티 부트캠프’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다. 안 상무는 로봇 사업에 피지컬 AI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 과정과 양사의 협력 내용을 설명했다.
이번 협력에서 주목할 부분은 AI의 분석 결과를 엔지니어의 현장 판단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AI 에이전트가 로봇 제어 프로그램을 살펴 수정할 부분을 제안하면, 담당 엔지니어가 실제 설비와 작업 조건을 고려해 제안을 보완한다. 시뮬레이션도 이 과정에 활용된다.
이에 따라 회사가 추진하는 인력 육성 방향도 달라진다. 프로그램 작성과 장비 설치·시운전을 수행하는 역량에 더해, 생산현장의 문제를 구체화하고 AI를 활용해 해법을 설계하는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치로 제시된 성과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기간의 변화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관련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뒤 평균 소요 기간이 21.5일에서 7.9일로 줄었다. 차이는 13.6일이며, 기존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63.3%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는 회사가 소개한 적용 사례의 업무 기간에 관한 것이다. 로봇의 생산 속도가 같은 비율로 빨라졌다거나 회사 전체의 생산성이 63% 높아졌다는 의미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적용 과제 수와 난도, 측정 기간 등 세부 조건까지 확인돼야 다른 현장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
로봇 프로그래밍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전망 역시 현재까지 확인된 비용 절감 실적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AI 활용과 업무 절차 개선이 정착되면 이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경영진이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를 통해 우선 추진할 과제와 추가 적용 대상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사례는 제조업의 AI 도입 성과를 평가할 때 기술 자체뿐 아니라 업무 배분의 변화도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복적인 분석에 드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최종 결과가 현장의 품질·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향후 사업 확대의 관건은 기간 단축 효과를 유지하면서 검증에 필요한 비용과 실제 운영 성과까지 입증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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