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에 비판적인 유명 방송인, 집 앞에서 총격 받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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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에 비판적인 유명 방송인, 집 앞에서 총격 받고 사망
  • 이원영 기자
  • 승인 2022.10.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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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된 라디오 진행자 퍼시벌 마바사. (유튜브 캡처)
피살된 라디오 진행자 퍼시벌 마바사. (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필리핀에서 정권을 비판한 언론인이 살해당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저명한 라디오 진행자이자 기자인 퍼시벌 마바사(63)가 지난 3일 밤 수도 마닐라 라스 피나스의 주택가에서 오토바이를 탄 남성 2명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숨졌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마바사의 자택 근처로 경찰은 범인들이 마바사를 기다렸다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청부살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범인들은 총격 후 바로 달아났으며 경찰은 추적 중이다.

제이미 산토스 현지 경찰서장은 “총격이 미디어에 종사하는 피해자의 직업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는다”고 밝혀 현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온 것과 범행이 연관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필리핀언론인연합은 “이 사건이 수도 마닐라에서 일어났다는 건 당국이 언론인과 일반 시민을 보호하는 일에 실패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인연합에 따르면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지난 6월30일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지난달 라디오 방송기자 레이 블랑코가 칼에 찔려 사망한 후 언론인 피살은 두번째다.

마바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비롯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현 대통령의 정책과 관료들을 비판하는 영상을 게재해 왔다. 구독자는 21만6000명 수준으로 최근에도 정부 주도 설탕 수입과 관련된 부패를 고발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사직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역시 동료 기자인 형제 로이 마바사는 “이 죽음의 배후에 있는 이들은 마바사로부터 비판받았던 이들일 것”이라고 말해 고발성 보도를 통해 피해를 입었을 누군가에 의해 벌어진 범행임을 시사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필리핀에선 지난 35년 동안 언론인 187명 이상이 살해됐다. 이전 대통령 두테르테의 집권 6년 동안 숨진 이들은 최소 2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돈을 받고 특정 인물을 살해하는 청부살해 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qido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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